거리두기 완화 나들이객 머문 유원지·해변 쓰레기 가득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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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완화 나들이객 머문 유원지·해변 쓰레기 가득 '몸살'
  • 연합뉴스
  • 승인 2022.05.1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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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놀고먹고 처리 뒷전·폭죽 펑펑 쏘고는 '나 몰라라' 투기
얌체 캠핑도 기승…지자체 "청소인력 늘려야 하나" 처리 골머리
해변에 버려진 쓰레기어린이날 징검다리 연휴 마지막 날인 8일 오전 속초해수욕장 백사장에 나들이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널려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해변에 버려진 쓰레기
어린이날 징검다리 연휴 마지막 날인 8일 오전 속초해수욕장 백사장에 나들이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널려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나들이객이 급증하면서 도심 유원지, 캠핑 명소, 해수욕장 등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각종 취사 행위나 배달 음식 등에서 비롯된 음식물 쓰레기부터 밤늦게까지 쏘아댄 폭죽까지 나들이객이 버린 양심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지난 어린이날 징검다리 연휴 강원 동해안에는 많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피서철이나 눈에 띄었던 쓰레기 투기 현상이 일찌감치 빚어졌다.

속초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 중 일부는 놀던 돗자리에다 먹다 남은 음식물, 음료수 등 쓰레기를 그대로 두고 자리를 떴고, 일부는 밤늦게까지 폭죽을 쏘아대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속초해변은 물론 경포해변에도 심야에 폭죽을 펑펑 쏘아대고 버린 껍데기가 곳곳에 나뒹굴었다.

연휴 뒤끝연휴 마지막 날인 8일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 백사장에 행락객이 버린 쓰레기가 곳곳에 쌓여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휴 뒤끝
연휴 마지막 날인 8일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 백사장에 행락객이 버린 쓰레기가 곳곳에 쌓여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밤마다 술판이 벌어지는 부산 민락수변공원에도 지난 연휴 기간 피서철 못지않은 인파가 몰렸다.

6월 초부터 질서유지 인력을 고용해온 수영구는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인파가 몰리자 임시로 공무원을 투입하고, 현장 청소 투입 인원을 대거 늘려야 했다.

수영구는 이달 말부터 질서유지 인력을 고용해 쓰레기 투기 등 각종 민원에 대응할 예정이다.

수영구 관계자는 "야외마스크 해제 등 방역수칙이 완화된 이후 방문객이 급증했다"며 "경찰 등 관계기관과 대책 회의를 하는 등 안전하게 방문객들이 머물다 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중구의 선녀바위해수욕장 인근 공영주차장 부지는 이른바 '얌체 캠핑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공영주차장 조성을 앞두고 해수욕장 방문객을 위한 임시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으나 별다른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캠핑 명소로 알려지면서 애초 용도와는 달리 주말마다 차박 차량과 텐트들로 장사진을 이루는 상황이다.

상인들은 캠핑족이 머물고 간 자리에 쓰레기가 넘쳐나는데다 각종 취사 행위로 주위가 난장판이 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펜션을 운영하는 60대 업주는 "캠핑족이 떠난 자리에는 온갖 쓰레기가 가득하다"며 "일반 방문객이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해 펜션 앞마당까지 밀고 들어올 때도 많다"고 토로했다.

담당 지자체인 중구는 야영과 취사 행위를 금지한다는 현수막을 내걸었지만, 계도 조치 외에 뾰족한 수가 없어 애를 먹고 있다.

울산대공원서 수거된 쓰레기의 양[울산시설공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대공원서 수거된 쓰레기의 양
[울산시설공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북 부안군 변산, 격포, 위도, 모항, 고사포 해수욕장도 야영객이 부쩍 늘면서 쓰레기가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해수욕장에서 채취한 조개류를 먹은 뒤 쓰레기를 주변 사유지나 나무 밑에 그대로 두고 떠나는 얌체족의 무단 투기에 4명의 청소인력이 감당해야 할 부담도 덩달아 늘고 있다.

부안군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렇게 심하지는 않았는데 올해 쓰레기 투기가 유독 늘어났다"며 "매일 같이 장비를 동원해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고 말했다.

도심 공원도 늘어난 나들이객만큼이나 급증한 쓰레기로 몸살을 앓기는 마찬가지다.

울산 도심 내 휴식 공간인 울산대공원 측에 따르면 거리두기 해제와 본격적인 행락철이 겹치면서 공원에서 수거되는 쓰레기양은 거리두기 해제 이전보다 평균 70%가량 늘었다.

특히 주말이나 어린이날과 같이 특별한 행사가 있는 날에는 평일 평균보다 3배 이상 쓰레기가 발생하는 실정이다.

거리두기 해제 이전에는 평일에 30장이면 충분했던 75L(리터)짜리 쓰레기봉투가 거리두기 해제 이후 약 50장으로 증가했고, 주말에는 100장까지 쓰일 정도로 쓰레기가 급증했다.

현재 쓰레기 수거에는 평일 19명, 주말 22명의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공원을 관리하는 울산시설공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청소 인력 증원 계획이 없지만, 당분간 추이를 지켜봐서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놀이동산 들어서는 시민들어린이날인 5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입장을 기다리던 시민들이 게이트가 열리자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놀이동산 들어서는 시민들
어린이날인 5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입장을 기다리던 시민들이 게이트가 열리자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청북 청주시 문암상태공원 역시 주차장 옆에는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는 수거장이 따로 마련돼 있지만, 그곳에 가지런히 배출되는 쓰레기는 거의 없다.

8년째 환경미화원으로 근무 중인 이현백(63)씨는 "쓰레기를 화장실 창틀 앞에 쌓거나 공원 주차장 울타리 밖으로 던져 놓는 경우까지 있어 수거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최근에는 반려견과 산책하는 시민들이 늘어 강아지 배변이 섞인 쓰레기를 치우는 일도 추가됐다"고 혀를 내둘렀다.

어린이날 발 디딜 틈 없는 인파로 화제가 됐던 에버랜드는 가용 인력을 투입해 수시로 쓰레기 수거 작업을 진행하는 등 관리에 나섰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이번 어린이날을 제외하고는 아직 코로나19 사태 이전만큼 입장객이 몰리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당장 쓰레기 처리에도 문제가 없는 만큼 앞으로 입장객 변동 추이를 지켜보며 관련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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