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3선 중진이 또 보좌관 성추행, 민주당 왜 이러나
상태바
[연합시론] 3선 중진이 또 보좌관 성추행, 민주당 왜 이러나
  • 연합뉴스
  • 승인 2022.05.12 17: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연합뉴스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3선 중진 박완주 의원이 성비위 의혹으로 12일 제명됐다. 박 의원은 윤호중 원내대표 체제에서 정책위의장을 지낸 86그룹의 대표 정치인 중 한 명이다. 6ㆍ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 날 민주당이 선거에 미칠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박 의원 제명을 결정하고 발표한 것은 사안의 중대성과 다급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민주당은 "2차 가해 방지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상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지만, 국회 안팎에서는 박 의원이 보좌관을 성추행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제보가 접수된 것은 지난해 말이었는데, 사안을 덮으려다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히려 파장이 더 커질 수도 있어 이날 서둘러 제명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비롯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르기까지 반복된 부하 직원 성폭행 또는 성추행으로 '성비위 의혹' 정당이라는 지탄을 받아온 민주당이다. 안 전 지사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으로 징역 3년 6개월 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고, 오 전 시장도 2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으며, 박 전 시장은 2020년 성추행 혐의 피소 하루 만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런 충격과 파동을 겪고도 당 중진의원의 보좌관 성추행 파문이 또 터져 나왔다. 오죽하면 민주당보좌진협의회(민보협)가 입장문을 통해 "어쩌다 우리 당이 이 정도로 되었나 싶을 정도로 민망하고 또 실망이 크다"고 했을까.

박완주 의원은 과거 당내에서 박 전 시장이나 안 전 지사 등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을 때 "참혹하고 부끄럽다", "우리 사회는 지도층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단호해야 한다. 그래야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며 엄정한 대응을 주문했던 인사였다. 앞에서는 성추문을 나무라면서, 뒤에서 보좌 직원을 성추행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러니 '내로남불' 얘기를 듣는 것이다. 지난달 28일에는 최강욱 의원이 의원과 보좌진들이 참여하는 화상회의에서 성적 행위를 연상하게 하는 표현을 사용했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짤짤이'라고 해명해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정태수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최강욱 의원의 부적절한 성 관련 발언, 김원이 의원 보좌관의 성폭행과 2차 가해 및 김원이 의원의 부적절한 발언 등에 연이어 박완주 의원의 성 비위까지 일어났다"며 민주당 차원의 사과를 촉구했다.

민주당에는 최 의원의 '짤짤이' 발언이 불거진 후 많은 성비위 제보가 들어왔다고 한다. 민보협은 "차마 공개적으로 올리기 민망한 성희롱성 발언들을 확인했고, 더 큰 성적 비위 문제도 제보받았다"면서 신속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지도부에 주문했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진심으로 고통스럽다"며 "우리 당은 잘못된 과거를 끊어내야 한다"고 했다. 성추문 의혹이 터질 때마다 민주당 지도부는 대국민 사과를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소속 의원들과 지도급 인사들은 이를 그저 일과성 정치 쇼로 여기는 듯하다. 그러니 성추문이 끊이지 않는 것 아니겠는가. 편 가르기로 여론 양극화의 정치 지형만 잘 이용하면 또 당선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으니 이런 행태가 버젓이 계속되는 것일 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