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점입가경 여당 내홍과 尹대통령 지지율 데드크로스
상태바
[연합시론] 점입가경 여당 내홍과 尹대통령 지지율 데드크로스
  • 연합뉴스
  • 승인 2022.06.30 18: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친윤' 박성민 당 대표 비서실장 전격 사퇴[연합뉴스 자료사진]
'친윤' 박성민 당 대표 비서실장 전격 사퇴
[연합뉴스 자료사진]

친윤(親尹·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당 대표 비서실장직을 사임하면서 여당의 내홍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박 의원은 대선 승리 직후 대표 비서실장으로 기용돼 3개월간 윤 대통령과 이준석 대표 간 가교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박 의원은 "일신상 이유로 사임한다"고 했지만, 내달 7일로 예정된 이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심의를 일주일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진 그의 사퇴가 이와 무관하다고 볼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박 의원 사퇴에 이른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지)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 윤 대통령의 '이준석 손절'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윤리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예단하긴 어렵지만, 측근인 정무실장에 대한 징계 절차가 개시된 상황에서 이 대표가 이를 피해 나갈 방법은 별로 없어 보인다.

이 대표는 박 의원의 사퇴 이후 SNS에 "뭐 복잡하게 생각하나, 모두 달리면 되지. 그들이 감당할 수 없는 방향으로"라고 썼다. 그는 사안이 있을 때마다 알 듯 모를 듯한 말로 심경을 표현해 왔다. "디코이를 안 물었더니 드디어 직접 쏘기 시작한다. 다음 주 내내 간장 한 사발 할 것 같다"고 하는가 하면, 흰 머리카락 세 가닥을 올려놓고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적기도 했다. 자신과 혁신위 문제로 논란을 빚은 의원의 지역구를 깜짝 방문해 '무력 시위'를 벌인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대표도 억울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지방선거 이후 친윤계가 이 대표 흔들기를 하고 있다고 볼 충분한 정황도 있다. 하지만 이는 어쩌면 자초한 측면이 있고, 이를 정치적으로 해결해 나갈 책임과 권한을 당 대표는 갖고 있다. 자신에게 반감을 갖는 모든 이들을 향해 쉼 없이 공개 대응하면서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은 정치 지도자, 특히 집권당 대표로서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보기 어렵다.

새정부 출범이후 국민의힘은 친윤계의 민들레 모임 논란, 당 혁신위 인사 논란, '등짝 스매싱'으로 알려진 이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 간의 공개적 갈등 외에 보여준 것이 없다. 유례없는 인플레이션 압박, 고금리로 인한 경기하강 리스크 고조,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 등 그들 스스로 '복합위기'라고 말하는 민생ㆍ안보 위기 국면에서 국민의힘은 집권당으로서의 책임감 있는 행동보다는 내부 권력다툼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가뜩이나 여소야대 상황이어서 정부 여당이 똘똘 뭉쳐 일해도 모자랄 판에 집안싸움에 날 새는 줄 모른다. 그러는 사이 윤석열 정부에 대한 여론은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다. 최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데드크로스(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상황)가 됐거나 긍정 여론이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출범 50일밖에 되지 않은 새 정부에 대한 평가가 이리 박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그리 깊이 따지고 분석하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