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을 딛고 일어서 찬란한 기억의 부활을 꿈꾸는 그대로 인해 또 다른 숲이 시작되리니!"

전남도립국악단은 오는 15일 오후 4시 전남 무안군 남도소리울림터 공연장에서 기획공연 여순 가무악희 '또 다른 숲을 시작하세요'를 무대에 올린다.
지난해 정기공연으로 첫선을 보인 이 작품은 '기억되지 못하는 운명'을 고통스럽게 살아낸 여순사건 희생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연민으로 감행한 가무악희(歌舞樂戱) 극이다.
극 중 가장 주목해야 할 작품은 무용 퍼포먼스 '기억의 자살'과 이어지는 '희망의 부활'이다.
넌버벌(Non-verbal) 무용을 통해 죽은 자들을 위한 진혼과 살았지만 불온한 자들이라는 낙인 속에 외면당하고 고립됐던 이들을 향한 위로를 온 몸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아리디 아린 음악이 설운 몸짓을 통해 낱낱이 새어 나오는 먹먹함을 느낄 수 있다.
시인 정호승의 절창을 예술감독 류형선이 곡을 붙인 미디어 퍼포먼스 '눈물꽃'도 주목할 만하다.
오는 19일 열리는 여순사건 추념제의 타이틀곡이기도 한 '눈물꽃'은 노래와 함께 무대 전면에 미디어아트를 도입, 극에서 미처 다 설명하지 못한 여순사건의 역사적 사실을 감각적이고 예술적으로 다뤄낼 예정이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피날레 '또 다른 숲을 시작하세요'이다.
영화 '컬러퍼플' 작가 앨리스 워커의 시에 예술감독 류형선이 선율을 만들어 20년 전 발표한 곡을 이번 작품을 위해 국악 관현악으로 새롭게 편곡했다.
이번 작품의 총감독이자 모든 음악을 작곡한 류형선 예술감독은 "참여한 모든 이가 전남의 오랜 역사적 상흔을 통증으로 앓으며 준비한 작품으로 여순사건 희생자들과 그 유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으로 가 닿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립국악단은 오는 22일부터 상설공연인 토요 가무악희 '그린국악' 시즌3를 시작할 예정이다.
내달 19일부터 3주간 새로운 방식의 정기공연 등도 앞두고 있다.
관람료 1만원. 예매문의 061-981-6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