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칼럼] "웃기고 있네" 국민 웃기는 이상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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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칼럼] "웃기고 있네" 국민 웃기는 이상한 나라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2.11.0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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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 브리핑하는 김은혜 홍보수석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염수정 추기경, 정순택 대주교 면담 내용 등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2.11.9 (사진=연합뉴스)
현안 브리핑하는 김은혜 홍보수석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염수정 추기경, 정순택 대주교 면담 내용 등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2.11.9 (사진=연합뉴스)

오늘 새벽까지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대통령실 수석들이 국감 위원들의 질의는 듣지도 않고 자기들끼리 속닥거리다가 운영위원장의 주의를 받자 '웃기고 있네'라는 필담을 나누는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메모를 적었다고 밝힌 김은혜 홍보수석은 의원 질의와 무관한 사적 대화였다고 해명했다. 김 수석은 발언대로 나와 "물의를 빚어 정말 죄송하다. 그 사안은 강 수석과 제가 다른 사안으로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그 (메모지) 안에 적은 것이 (민주당) 의원님 말씀처럼 비칠까 우려돼서 제가 지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해를 빚어지게 한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 단연코 이 부분이 위원님의 발언이나 국감 상황 관련해 진행된 것은 아니다"라며 "개인적으로, 사적으로 오간 이야기"라고 해명했다. 김 수석은 대통령 외교 순방 중 논란이 됐던 '국회에서 이 XX들'에 대한 거짓 해명에 이어 또다시 거짓말을 해 '거짓 해명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가문의 영광이겠다 싶다. 암튼 축하한다. 야당은 이에 대해 "이태원 참사 앞에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않은 것"이라고 성토하며 "이태원 참사 유가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가슴 절절하고 아파 죽겠는데 '웃기고 있네'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인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참 이런 세상이 있나 할 정도로 국민들은 요즘 힘이 겹다. 긴 한숨만 나올 뿐이다. 이런 지경에 정부와 집권당의 잇따른 설화는 국민들이 누굴 믿고 어디로 가야할지 갈팡질팡 헷갈리게 할 뿐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특별히 우려할 정도의 인파가 모인 것은 아니었다"는 발언에 이어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야당의 사퇴 요구에 '마음의 책임'이란 답변으로 국민들을 아연실색하게 하더니 엄중한 시기의 국정감사 도중 '웃기고 있네'라는 필담을 나눴다고 하니 도대체 그들의 정신이 온전한 것인지 의심스럽기까지 한다.

'민생'이라는 두 글자는 사라진지 오래 됐다. 기억이 가물가물 하더니 이젠 지치고 잊혔다. 민생을 뒷전으로 하고 정쟁에만 몰두하는 사나운 꼴을 보면서 세상사 모두 포기하고 살아야 하나 싶다. 최근 금리 급등으로 가계 대출 평균 금리가 7%대에 진입해 소득에서 세금을 내고 나면 원리금도 못 갚는 대출자가 12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9일 금융감독원이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출자 1천646만명 가운데 가계 대출 평균 금리가 7% 수준이 되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90% 초과 대출자는 120만명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금융권 모두 벼랑 끝에 몰린 대출자가 늘게 될 모양새다. 이태원 참사로 눈물도 아직 마르기 전인데 애도 기간이 끝나기 무섭게 정치보복과 정쟁이 시작돼 국민들의 생계마저 더 막막하고 위태롭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어디에다 하소연을 해야 하나. 정말 국민을 웃기는 나라다. 각자도생뿐인가. '마음의 책임' 말고 '국민을 책임지는 정치'로 국민 좀 살려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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