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화물연대 파업 분수령, 출구 모색할 때다
상태바
[연합시론] 화물연대 파업 분수령, 출구 모색할 때다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2.12.05 17: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물연대 파업…휘발유 품절'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이 8일째에 접어든 1일 서울의 한 주유소 유가정보란에 품절 문구가 붙어 있다. 휘발유 공급 차질도 가시화되자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유조차로 확대하는 것도 검토에 들어갔다. 2022.12.1 (사진=연합뉴스)
'화물연대 파업…휘발유 품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이 8일째에 접어든 1일 서울의 한 주유소 유가정보란에 품절 문구가 붙어 있다. 휘발유 공급 차질도 가시화되자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유조차로 확대하는 것도 검토에 들어갔다. 2022.12.1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 사태가 분수령을 맞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이 5일 화물연대 파업에 힘을 싣겠다며 동조파업에 들어갔고, 민주노총은 6일 '전국동시다발 총파업·총력투쟁대회'를 개최한다. 정부의 강경 대응으로 화물연대 파업 동력이 떨어질 조짐을 보이자 투쟁 강도를 높이는 것으로 돌파구를 만들려는 의도로 보인다. 민주노총이 강공책으로 나섰지만 파업 열기가 예전 같지 않아 호응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벌써부터 '무늬만 총파업'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올 정도다.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에 이어 전국철도노조가 노사 합의로 파업을 철회하는 등 공공분야를 중심으로 대규모 사업장이 파업 대오에서 이탈한 탓이 크다. 민주노총으로선 이번 총파업이 대화냐, 전면 투쟁이냐는 갈림길이 될 공산이 크다.

열흘 넘게 집단 운송 거부를 벌이고 있는 화물연대의 파업 열기도 한풀 꺾인 양상이다. 정부가 지난달 29일 시멘트 운송거부자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이후 현장 복귀 차량이 늘면서 시멘트와 레미콘,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이 회복되고 있다. 정부 추산으로는 화물연대의 주말 총파업 집회 참여 인원도 크게 줄었다. 일요일인 지난 4일 전국에서 집회를 벌인 화물연대 조합원은 2천900명으로 4천300명인 1주일 전보다 32%가량 줄었다. 다만 파업에 직접 타격을 받는 정유와 철강 분야 물류 피해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어 우려스럽다. 지난 4일 오후 재고량이 소진됐다고 신고한 주유소가 전국 88곳으로,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 도심지역에 집중돼 있다. 철강과 타이어 업계는 물량을 반출하지 못해 재고를 내부에 쌓아두고 있는 형편이다. 석유화학업계의 경우 출하량이 평시의 20%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출하차질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민주노총의 동투(凍鬪) 기세가 식은 것은 법과 원칙을 앞세운 정부의 강경 대응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민주노총 총파업을 하루 앞둔 이날 오전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법과 원칙이 바로 서는 나라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 사회의 진정한 약자들을 보듬는 길"이라고 말했다. 화물연대와 민주노총 파업에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피력한 것이다. 국토부는 이날 업무개시명령을 발부받은 시멘트 화물차 기사의 운송 재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기사가 운송을 재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형사처벌을 강구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정부의 이런 기조에는 파업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좋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한 여론조사에선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 안팎을 맴돌다 화물연대 파업 사태를 기점으로 반등해 40%를 목전에 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파업 사태를 대하는 여론의 현주소가 어디인지를 가늠케 하는 수치다. 민주노총과 화물연대는 이런 민심을 직시해 파업을 접고 일터로 복귀하기 바란다. 정부도 화물연대와 물밑 대화를 갖고 출구를 함께 모색하는 방법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노조가 더는 물러설 수 없다며 극한 투쟁의 길을 선택한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정부와 국민에게 돌아올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