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칼럼] 한국축구 대표팀 차기 감독은 누구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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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칼럼] 한국축구 대표팀 차기 감독은 누구여야 할까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2.12.0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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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한 태극전사들공유 댓글 글자크기조정 인쇄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이 기념촬영을 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2.12.3 (사진=연합뉴스)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한 태극전사들
공유 댓글 글자크기조정 인쇄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이 기념촬영을 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2.12.3 (사진=연합뉴스)

한국축구를 사상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으로 이끈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4년 4개월 만이다.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최장기간, 최다승을 거둔 감독이다. 비록 세계최강 브라질에 완패해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 진출까지는 못했지만, 대표팀의 선전에 벤투 감독의 재계약을 바라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벤투 감독의 계약기간은 카타르 월드컵까지였다. 12년 만에 한국축구를 월드컵 16강으로 이끌고도 벤투 국가대표팀 감독이 더는 동행을 하지 않기로 한 데에는 '계약 기간'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벤투 감독이 밝힌 바로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 끝난 뒤 재계약을 제의했고, 벤투 감독은 지난 9월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계약 기간에서 양측의 입장 차가 컸던 것이다. 벤투 감독은 4년 뒤 북중미의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개국이 공동 개최하는 2026년 월드컵까지 계약 기간을 보장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협회는 카타르 월드컵에서의 결과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단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만 재계약한 뒤 성적에 따라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벤투 감독에게 제시했다. 결국 양측은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벤투 감독도 이때 마음의 정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 멀리내다보지 못한 축구협회의 근시안적 행정이 부른 또 하나의 참사다.

벤투 감독의 계약이 끝나면서 이제 대한축구협회는 새로 국가대표팀을 이끌 새로운 지도자를 찾아야 한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우리는 한국축구의 미래를 봤다. 갓 스물을 넘은 나이에 벤투호의 주축이 된 이강인과 조규성, 백승호 등은 한국의 음바페로 성장할 수 있는 재목들임을 입증했다. 그들의 경기력과 투지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의 마음가짐이다. 끝없는 자기 성찰과 미래의 더 나은 나를 향한 도전 정신은 기성세대들이 오히려 배워야 할 점이다. 정상급에도 뒤지지 않고 성장하는 선수들을 이끌 새로운 지도자는 친구처럼 이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젊은 감독이어야 한다. MZ세대들과 공감하는 감독이면 더 좋을 듯하다. 월드컵은 경험을 쌓는 무대가 아니라 실력을 증명하는 자리라고 했다. 한국은 카타르에서 계속 발전하는 축구 강국의 잠재력을 입증했다. 세계 강호들과의 격차를 확인하며 다음 월드컵에선 더 큰 목표를 내걸 수 있는 희망을 발견했다.

벤투 재임 기간 '선수비, 후역습 전략에 익숙했던 한국축구 색을 빼고, 강한 압박과 점유율을 높이는 '빌드업 축구'를 주입해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이 속한 카타르 월드컵 H조에서 조 2위(1승 1무 1패)로 16강 진출을 이뤄낸 벤투 감독이 재계약을 거부하면서 한국축구는 역대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한 지도자들과 모두 결별하는 역사를 반복하게 됐다. 4강 신화를 달성한 2002 한·일월드컵의 거스 히딩크 감독은 재계약 제안이 "너무 늦었다"며 네덜란드 PSV로 떠났고, 첫 원정 16강에 성공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허정무 감독도 과도한 기대에 재계약을 스스로 포기했다. 반면 유럽과 남미의 강호들이 검증된 지도자와 10년 넘게 호흡하며 일관성 있는 축구를 보여주는 것과 도두라지게 비교된다. 모두가 그랬듯이 협회가 멀리 내다보는 선구안을 갖고 감독들을 존중했다면 이런 되풀이는 반복되지 않았을 것이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역사를 쓴 선수들이 다양한 지도자 수업을 받고 있다. 이들 중 박지성은 현역 은퇴 이후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친정팀인 잉글랜드 프로축구 퀸즈파크레인저스로 복귀해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 U-16팀에서 크리스 램지 QPR 기술이사로부터 지도자 교육을 받기도 했다. 축구 행정가로 경험도 쌓았다. 단순 비교지만 젊은 선수들과 빌드업 할 수 있는 국내 감독이면 더할 나위 없겠다. 축구협회의 움직임을 국민들은 지켜 볼 것이다. 10년을 내다보고 감독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 새로운 8강 신화를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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