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칼럼] '기승전 방탄' 빌미 주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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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칼럼] '기승전 방탄' 빌미 주지 말아야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3.02.0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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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조정회의 발언하는 박홍근 원내대표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2.9 (사진=연합뉴스)
정책조정회의 발언하는 박홍근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2.9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등 야 3당이 발의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지난 8일 국회에서 가결됐다. 총 투표 수 293표 중 찬성 179표, 반대 109표, 무효 5표로 통과돼 9일 헌법재판소로 넘겨졌다. 헌정 사상 첫 국무위원 탄핵 소추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의회주의 포기'라며 '의정사에 부끄러운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어처구니없고 후안무치한 태도다. 여의도에 정치적 기반을 다지려는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하루가 멀다하고 야당을 향해 엉뚱하고 쌩뚱맞은 말만 쏟아낸다.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킬 헌법적 책무를 지닌 주무장관이 159명의 시민이 숨졌는데도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공정과 상식에 비추어도 말이 되지 않고 장관직을 유지하도록 놔둔 것 자체가 우리 사회의 수치다. 이번 탄핵은 대통령실과 여당이 자초한 결과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헌법을 무시한 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탄핵했다"며 "입법 독재라는 말 외에 표현할 방법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저는 오늘 민주당을 의회주의 파괴정당으로 국민께 고발한다"고 했다. 의회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망발이다. 탄핵은 정치공세가 아니라 시민의 뜻을 반영한 야당 정치권의 선택을 존중하지는 못할망정 '의회주의 포기'라는 망발로 국민들을 더욱 분노케 하고 있다. 더 나아가 "민주당이 입법부를 마비시키면서 이재명 대표를 방탄하는 것도 모자라 사법부가 압수수색 전 피의자 심문으로 검찰 수사를 방해해선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기승전 방탄만 만들어 내년 총선을 이기려는 술책에 불과하다.

이런 모습과 수모를 당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하나되어 다수의 당의 힘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니 답답할 뿐이다. 어떤 문제에도 겸손한 자세로 국민 앞에 머리 한번 조아린 적 없는 오만한 정권의 적반하장식 막말에 머뭇거리며 쫑알대고만 있을 것인가. 이재명 대표가 2차 출석을 하루 앞두고 있다. 여기저기서 소리가 많이 나니 문제가 있을 것이라 예단하고 불러대는 검찰의 태도에 민주당은 담대하게 대응해야 한다. 말정치 하지 말고 일정치를 하는 성실한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자신이 한 말처럼 잊혀진 사람이 되고 싶다면 조용히 지내면 될 일이다. 책방을 연다며 시끄럽게 하고, 실형을 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펴낸 저서를 두고 '저자의 처지가 어떻든 좋은 책'이라고 추천하며 '내로남불'을 소환하는 행동을 더는 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괴물정권을 만든 일말의 책임과 국민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한구석에라도 있다면 되돌아 보며 '기승전 방탄' 빌미를 주는 어떤 말이나 행동도 조심하고 민생 살피고 지원하는 일에만 올인하기를 바란다.

우리는 국민의힘 대표 선출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이른바 윤핵관들이 보여주는 웃기지도 않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뜻이 관철된다면 '어대현'(어차피 대표는 김기현)이다. 김기현 대표는 내년 4·10 총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들의 뜻을 충실히 집행하고 비윤석열계 정치인들은 대거 공천에서 탈락할 것이다. 그 자리를 검사 출신 법조인들이나 친윤석열계 정치인들이 채울 것이다. 잘될까? 두동강이가 날 것이 뻔하다. 두고 볼 일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최소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하면 국민에게 희망은 없다.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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