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 끼 이상의 의미" 주목받는 천원의 아침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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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 끼 이상의 의미" 주목받는 천원의 아침밥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3.04.07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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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 "생수 값으로 양질의 음식"…정치권, 지원 확대 논의
천원으로 아침식사7일 오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제1학생회관 식당에서 한 학생이 '천원의 아침밥'을 먹기 위해 돈을 내고 있다. 2023.4.7 (사진=연합뉴스)
천원으로 아침식사
7일 오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제1학생회관 식당에서 한 학생이 '천원의 아침밥'을 먹기 위해 돈을 내고 있다. 2023.4.7 (사진=연합뉴스)

"배고픈 학생들에게는 한 끼 그 이상의 의미가 있죠."

7일 오전 8시 정각, 전남대학교 제1학생회관은 식당에 입장하려는 학생들의 긴 줄이 늘어섰다.

이들의 손에 들려 있는 건 1천원짜리 지폐 한 장.

아침 식사를 1천원에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을 이용하려는 학생들이다.

모바일을 통해 미리 발급받은 식권을 식당 관계자에게 보여주며 1천원을 돈 바구니에 넣고 서둘러 식판에 음식을 담았다.

이날 아침 메뉴는 오삼불고기와 함께 김치, 시금치, 고추장아찌, 된장국으로 천 원짜리 식사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양질의 음식이 나왔다.

싸고 맛있는 음식이 제공되자 하루 평균 200여명이 아침잠을 마다하고 천원의 아침밥을 애용한다.

전준휘(20) 학생은 "편의점 생수 값인데 퀄리티가 좋아 종종 먹으러 온다"며 "아침을 먹은 날은 확실히 수업 집중력도 좋아지는 것 같다"고 반겼다.

천원의 아침식사는 학생들의 경제적인 부담도 크게 줄여준다고 했다.

김태규(24) 학생은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나면 점심까지 가볍게 먹을 수 있어 식비를 크게 아낄 수 있다"며 "저처럼 용돈이 늘 쪼들리거나 형편이 어려운 가난한 학생들에게는 한 끼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천원의 아침밥'에 대학생 북적7일 오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제1학생회관 식당에서 학생들이 '천원의 아침밥'을 이용하고 있다. 2023.4.7 (사진=연합뉴스)
'천원의 아침밥'에 대학생 북적
7일 오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제1학생회관 식당에서 학생들이 '천원의 아침밥'을 이용하고 있다. 2023.4.7 (사진=연합뉴스)

전남대가 2015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해 전국 대학으로 확산한 천원의 아침밥은 현재는 사실 3천원짜리이다.

학생들이 1천원을 내고 학교는 대학발전기금에서 1천원을 지원해 초창기엔 '2천원짜리 아침밥'을 제공했는데, 2018년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정원) 지원 이후로는 '3천원짜리 아침밥'으로 음식 질을 높였다.

최근에는 정치권에서 천원의 아침밥 지원을 확대하는 논의가 이뤄지면서 더욱 주목받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이날 전남대학교 학생 식당을 찾아 학생들과 '천원의 아침밥'을 먹으며 지원 확대를 강조했다.

최성광(26) 학생은 "고등학교 때는 아침을 잘 못 먹다가 지금은 더 챙겨 먹게 되는 것 같다"며 "예산 지원이 좀 더 된다면 보다 더 양질의 밥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현지(20) 학생도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런 식사를 1천원에 할 수 있는 건 행운"이라며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는 학교들도 있을 텐데 모든 학생이 싼값에 식사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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