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처럼 얽힌 전세사기'…광주·전남 14건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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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처럼 얽힌 전세사기'…광주·전남 14건 수사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3.04.1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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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채 1천억원 이상 피해 예상 광주 전세사기, 파생 사건으로 확산
'광양 빌라왕' 173채 103억원 피해…신혼부부·청년 등 피해 다수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전세사기 피해와 관련한 경찰 수사가 광주·전남에서도 14건이 진행 중이거나 마무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광주경찰청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전세사기와 관련해 지난해 1차 수사에 이어 현재 2차 특별단속 기간까지 광주에서는 5건 범죄 33명을 수사하고 있고, 전남에서는 9건 39명을 수사 중이다.

전세사기 대책은?(CG)[연합뉴스TV 제공]
전세사기 대책은?(CG)
[연합뉴스TV 제공]

◇ 전국 2위 규모 '광주 빌라왕' 사건…거미줄처럼 복잡

광주에서는 5건 사건 33명을 수사 중인데, 지난해 구속 송치한 속칭 '광주 빌라왕' 50대 정모씨 관련 사건이 가장 큰 단속 성과다.

정씨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측이 공개한 '악성 임대인' 블랙리스트 상위 10명 중 2위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그는 '무자본·갭투자' 수법으로 자기 돈을 거의 들이지 않고 수도권 신축 주택(빌라)을 대량 구매한 수법으로 전세사기 행각을 벌여, HUG 측이 개인 세입자 대신 피해를 떠안았다.

지난해 11월 송치 시점까지는 피해 규모가 208채 473억원이었으나, 전체 약 400채 주택이 범행에 동원돼 만기가 도래한 물량이 늘어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최근 집계 피해액은 600억원을 넘어섰으며, 400채 모두 만기가 도래하면 1천억원 이상으로 피해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정씨 주변 인물들과 연관된 파생사건까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광주경찰청은 정씨 수사를 하던 중 임차인을 모집해 정씨에게 연결해준 자문 업체와 또 다른 바지 사장, 가족 등이 관여한 정황까지 드러나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서울 지역 빌라를 실거래가와 같은 가격에 전세를 내주고, 계약 종료 시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은 수법으로 피해자 27명에게 78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컨설팅 업자 중 일부는 타지역에서 구속됐고, 다른 범행가담자들도 추가 발견되는 등 사건이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어 이를 풀어가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광주경찰청[연합뉴스 자료사진]
광주경찰청
[연합뉴스 자료사진]

◇ 광주 대출사기·허위고지 등도 수사…검경 협의체 구성

광주 경찰은 또 3건의 별도 전세사기 관련 내용도 수사 중이다.

지난해 인터넷은행 대출 심사 절차가 허술한 것을 악용한 허위 대출로 63억8천만원을 가로챈 일당에 대한 수사가 장기간 이어가고 있다.

당시 임대인·임차인 역할을 할 허위 대출명의자를 모집해 불법 전세대출을 받은 혐의(사기 등)로 총책 김모(23)씨를 구속하는 등 총 85명을 검거했다.

이후 명의를 빌려주고 허위로 임차·임대인 역할을 한 가담자들도 순차적으로 송치해 조만간 사건을 마무리한다.

이외에도 광주지역 일선 경찰서에서는 국세 미납 등 채무 사실을 숨긴 채 피해자와 1억3천원의 전세계약을 하고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은 피의자가 입건돼 수사받고 있다.

주택이 부동산 경매 중인 사실을 고지하지 않고 전세를 내놔 1억원 보증금을 가로채, 부동산 권리 관계 허위 고지 혐의로 또 다른 피의자도 수사받고 있다.

전세사기 범죄가 끊이지 않자 광주경찰청 자체가 전세사기 집중 수사관서로 지정돼, 광주지검과 검·경 협의체를 구성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전남경찰청 표지석[전남경찰청 제공]
전남경찰청 표지석
[전남경찰청 제공]

◇ 전남에는 '광양 빌라왕'…전세 보증금 103억원 규모

전남에서는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전세사기 혐의로 9건 39명 피의자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39명 중 현재 5명 구속 송치, 14명 불구속 송치됐고 15명에 대해 수사하고 있으며 전체 피해액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전남 지역에서는 속칭 '광양 빌라왕' 사건이 가장 눈에 띄는 사건이다.

지난달 전남경찰청은 광양 등 노후 아파트 단지 등에서 전세사기 행각을 벌인 임대사업자 A씨 등 2명을 구속했다.

A씨 등은 아파트 173채를 매매가에 근접한 가격으로 임대차 계약을 맺어 전세 보증금 103억원 상당을 반환하지 않았다.

이들은 산업단지와 기업체가 많은 전남 동부권에 임대 수요가 많다는 정보를 토대로 가격이 저렴한 광양의 20년 이상 오래된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사들여 피해를 양산했다.

피해자 가운데 전세 보증금 반환 상품에 가입한 121명은 이들 대신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총 68억원을 변제받았다.

전세금보다 값이 내려간 아파트를 어쩔 수 없이 매입한 피해자는 26명에 달했다.

주로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 등이 주로 피해를 봤다.

'전세사기 수사 중'…피해 사망자 거주 아파트[연합뉴스 자료사진]
'전세사기 수사 중'…피해 사망자 거주 아파트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천 사례와 마찬가지로 경매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금융기관보다 채권자로서 우선순위가 낮은 세입자 피해는 각각 임대차 계약 기간 만료 시기가 다가오면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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