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86그룹 장렬한 용퇴' 진정한 뜻 곡해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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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86그룹 장렬한 용퇴' 진정한 뜻 곡해 말아야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3.04.2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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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블로그 사진 캡처
네이버 블로그 사진 캡처

필자가 며칠 전 쓴 만평에 대해 사실과 다른 '곡해'가 있어 바로잡고자 한다.

필자는 지난 23일 '민주당 86그룹 장렬하게 용퇴해야'라는 만평의 글을 올렸다.

이 만평을 서울에 사시는 유명하신 이봉규 시사평론가가 읽고 신이 나신 듯 기사를 줄줄 읽으며 소개했다.

필자의 '장렬한 용퇴'의 제목도 자극적이었지만 이 평론가님의 평론 제목도 자극적으로 '광주 신문 드뎌 내쳤다'로 썼다.

'광주 한 언론 민주당을 드디어 내쳤다'로 읽힌다.

먼저 필자의 글에 대한 이해 부족인 것 같아 바로잡는다.

필자도 이 평론가와 연배도 비슷한 60대 중반을 향해 달리고 있는 나이니 편하게 말씀을 드리겠다.

서두에 광주를 거명하며 은근슬쩍 옆구리를 찌르는 논객의 놀라운 논평에 그저 미소와 함께 쓴웃음이 나왔다.

논평에 대해선 고맙지만 곡해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진정한 뜻을 말씀드리려고 한다.

오랜 세월 소외되고 핍박받아온 정의로운 도시, 민주의 성지 광주의 한 시민으로 기여한 건 없지만 필자는 이 땅에서 자부심을 갖고 산다.

모두가 다 아시다시피 광주의 선택은 선거 때마다 옳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

민주당이 그럴 수밖에 없는 구도, 그들이 만들어 놓은 '판' 때문이다.

민주당 텃밭은 '공천=당선'이라는 공식 아닌 공식이 만들어진지 오래다.

이런 제도에서 투표는 의미가 없고 시민이 생각했던 후보의 선택 기회도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옳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투표권을 가진 시민들은 마음속으로 당도 중요하지만 인물을 먼저 생각하고 투표할 마음을 갖는다.

그런데, 웬걸. 이미 평가를 받고 여론이 그다지 좋지 않은, 찍고 싶지 않은 후보를 낸다.

시민들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후보를 당은 권리당원 투표를 통해 본선 무대에 오르게 한다.

심하게 말하면 투표권을 가진 광주시민 수에 비해 아주 작은 표본인 권리당원만 확보하면 공천을 받고 하나마나한 선거를 하고 곧바로 여의도로 가는 시스템이다.

또 권리당원이 한 후보를 선택했는데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중앙당에 몰려가 항의하면 후보를 엿 바꾸듯 교체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그래서 광주의 잘못된 선택은 시민 탓이 아닌 민주당의 룰 때문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그래서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투표율이 30%대로 떨어졌다.

시간 낭비하며 하나마나한 투표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송영길 전 대표가 희대의 돈봉투 사태에 연루되는 등 지역의 반감이 커져 86그룹의 용퇴를 거론했다.

참신한 젊은 인물이나 그동안 준비를 해온 입지자에게 바통을 넘겨야 할 시기가 온 것이라는 뜻으로 '용퇴'를 얘기한 것.

내년 총선을 '등용문'으로 만들어 이 기회에 새롭게 혁신을 하자는 의미다.

86그룹은 나라를 위해 그동안 많은 일을 했다.

그러나 이제 내려놓을 때가 됐다는 취지다.

평론가님의 '광주를 아끼는 마음이 행간 행간에 뼛속 깊이 나온다'는 말씀 고맙다.

'책임지고 용퇴하고 민주당을 살려야 한다는 호소'라는 얘기도 맞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에 대해선 한마디도 없어 서운하다는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다.

'이재명 대표를 포함해 86그룹이 다 내려놓아야 한다고 썼어야 했다'고 아쉬워 하셨다.

이 대목은 잘못 짚으신 것이다. 곡해한 부분이다.

'86그룹 장렬히 전사하고 이재명 밀라는 것이냐'고 한 부분이 곡해다.

이재명 대표의 나이로 보면 86그룹이 맞지만 그는 운동권 출신이 아니다.

광주시민 모두가 이재명 대표를 감싸지 않는다. 그렇다고 외면하지도 않는다.

말을 아끼며 묵묵히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대한민국은 무죄추정의 원칙을 지키는 나라다.

'무죄추정'이란 형사소송의 피고인은 사법부에서 유죄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고한 사람'으로 추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편을 드는 게 아니라 이 대표에 대한 갖가지 소문, 추측만 난무하지 법적으로 드러난 범죄사실이 나온 것은 없다.

언론의 기사라는 글은 '사실에 근거한 진실'을 알리는 것이다.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을 일어날 것처럼 예단해서 보도하는 것은 위험천만이고 자칫 '거짓보도', '왜곡보도'가 될 수 있다.

이재명 대표와 연관된 증거 없이 언론이 주관적 생각으로 보도하는 건 '보도준칙'에도 어긋난다.

근데 평론가께서는 이재명 대표 용퇴를 거론하지 않은 건 송 전 대표를 물리치고 한통속인 이 대표 체제로 내년 선거를 치르겠다는 것이냐는 지적을 했다.

전라도 말로 '택도 없는 말씀'이다.

사법적 판단으로 귀결되는 문제일 뿐이다.

'광주여 민주당이 잘못하면 민주당을 혼내야 한다'는 조언은 좋은 의미로 들린다.

명심하겠다. 잘 새겨듣겠다. 그러나 걱정하시지 않아도 된다.

사실 광주시민 모두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오해 마시라.

그렇다고 더불어민주당을 내치는 것도 아니고 내칠 수도 없다.

민주당은 호남지역의 뿌리이고 본류이다.

거듭 말하지만 86그룹이 그간 많은 일을 했으니 이제 후배들에게 나라 살림, 지역 살림을 맡기라는 뜻이다.

필자는 '광주시민은 정의로운 사람들'이라고 자부한다.

국민의힘이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낸다면 주저없이 선택할 수도 있다.

예를 들자면 순천의 상황이 그렇다.

순천은 이정현 전 의원이 두 번씩 당선되기도 했던 지역이다.

노관규 현 순천시장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물리치고 무소속으로 당선돼 순천국제정원박람회를 열자 국민의힘 의원들과 윤석열 대통령까지 찾아와 만났으니 민주당이 고전할 수밖에 없게 됐다.

대구 출신인 국민의힘 젊은 피로 광폭 행보를 하고 있는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 갑 당협위원장은 엄청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민주당 후보가 내년 총선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지역구가 됐다.

이렇듯 국민의힘이 광주에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운다면 마찬가지의 경우가 될 수도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무당층이 30% 기준으로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다.

그런데 미안하지만 국민의힘 옷만 입었을 뿐이지 지명도가 높거나 귀가 쫑긋하는 공약을 내는 명망가가 아니다보니 버거운 이유다.

그래놓고 광주시민 의식을 편견으로 모는 건 오해다.

아무튼 이봉규 평론가님께 감사하다. 자주 평가해주시라.

필자는 시민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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