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민형배 복당, 하이에나 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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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민형배 복당, 하이에나 부글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3.04.30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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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일이 있는가.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 죽는 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 (가수 조용필, '킬리만자로의 표범' 노래 가사 중 일부)

'복당' 민형배 의원, 본회의 참석
'복당' 민형배 의원, 본회의 참석
지난해 4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가 1년 만에 복당한 민형배 의원이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4.27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민형배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이었다.

그는 검수완박 법안처리를 위해 기꺼이 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돼 대의적 결단으로 탈당했다가 1년 만인 최근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했다.

민 의원은 임무를 완수하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을 뿐인데,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 시끄럽다.

1년 전 당시 국민의힘은 검수완박 법안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꼼수'로 안건조정위를 신청했다.

그러자 민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 자격으로 안건조정위에 참여해 '검수완박' 법안을 통과시키는 역할을 했다.

당 안팎에서 여러 가지 말이 많은 이유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아무리 목적이 중요하더라도 과정이 정당하지 않다면 옳은 일이라고 할 수 없기에.

또 헌법재판소에서 국회법과 헌법상 다수결 원칙을 위반했다고 봤기 때문에.

하지만 검찰 독재를 막기 위해 비난을 감수하고 자신을 내던진 것.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누구라도 총대를 매야 했던 정치적 결단이었다.

민 의원은 표범으로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순 없었을 것.

민 의원에 대한 당 안팎의 이런 저런 얘기를 듣자니 누가 우리 편이고 남의 편인지 헷갈릴 정도다.

민 의원이 1년 전 왜 탈당을 했는지는 다 알텐데도.

그의 탈당에 대한 비판은 여당뿐 아니라 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당 내부에서도 나온다.

자신들의 정치적 계산만 하는 내부총질이다.

비겁하고 옹졸한 행위다.

광주에서는 친명, 비명 말만 나와도 시민들은 눈살을 찌뿌린다.

그런데 민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민 의원의 지역구인 광산구을에서도 시끄럽다.

그들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 현안에 대한 정책 하나 내놓지 못하면서 썩은 고기만 찾아다니는 하이에나 같이 불만만 쏟아냈다.

탈당과 복당의 명분은 모르쇠하고, 자신의 유불리만 계산하며 성토하는 걸 보면 안타깝기만 하다.

중앙에서 여당이 소리치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지역에서 친명 비명 갈라지는 아우성 소리는 민심을 외면하는 행태다.

똘똘 뭉쳐도 모자랄 판에 이런 행위들이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지 분간이라도 해야 하지 않나 싶다.

지금은 온전히 박광온 신임 원내대표가 말한 '담대한 변화와 견고한 통합'을 실천해야 할 중차대한 때다.

특정 집단이나 특정인을 위한 것이라면 일고의 가치도 없다.

모두를 위한 것이라면 몰라도 말이다.

내년 총선을 앞둔 입지자들은 경선 내부 규정 때문에 현역을 상대하기엔 여간 불리한 게 아니다.

그러나 이런 장애물들은 스스로 거둬내며 극복해야 할 일이다.

하이에나처럼 우리끼리 쉽게 가자고 동상이몽하고 있는 와중에 민 의원이 별안간 훅 들어왔다고 '위장', '꼼수'라는 말로 공격하는 태도는 당당하지 못하다.

선거를 앞둔 입지자들도 정정당당한 경쟁에 나서는 표범이 되었으면 한다.

뒤에서 눈치 보며 어슬렁거리며 썩은 고기를 찾아 헤매는 찌질이 같은 하이에나 말고, 민심을 찾아 나서는 킬리만자로의 표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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