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혁신의 닻 올린 민주, '골든타임' 각오로 쇄신 나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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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혁신의 닻 올린 민주, '골든타임' 각오로 쇄신 나서길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3.06.17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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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혁신기구 수장에 임명된 김은경 한국외대 교수금융감독원 부원장 시절인 2022년 7월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김은경 한국외대 교수. (서울=연합뉴스)
민주당 혁신기구 수장에 임명된 김은경 한국외대 교수
금융감독원 부원장 시절인 2022년 7월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김은경 한국외대 교수.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우여곡절 끝에 혁신위원장에 김은경 한국외대 교수를 임명하며 당 쇄신의 닻을 올렸다.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과거 '천안함 자폭' 발언 등 논란으로 임명 당일 물러난 지 열흘 만에 이뤄진 인선이다. 김 교수가 정치색과 계파색이 엷고 온화하면서도 원칙주의자라는 점이 임명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김 교수는 문재인 정부 때 금감원 부원장직인 금융소비자보호처장으로 3년간 재직하는 동안 저소득층과 소상공인 등 금융 약자 편에 서서 경제 불평등 해소를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5년 당시 문재인 대표 체제에서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의 당무감사위원으로 활동하며 자녀 로스쿨 특혜 의혹을 받은 신기남 의원과 국회 산자위원장 지위를 이용해 피감기관에 자신의 시집을 강매했다는 논란을 빚은 노영민 의원에 대한 당원자격 정지 등 중징계 결정을 주도한 바 있다. 실세를 향해 칼을 휘둘렀던 김 교수의 강단이 이재명 대표 체제로 바뀐 지금의 민주당에도 발휘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후 혁신의 방향타를 찾지 못한 채 추락을 거듭해왔다. 지난 4월 2021년 전당대회 때 송영길 당대표 후보 캠프에서 돈봉투가 살포됐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5월엔 이 대표의 측근인 김남국 의원의 거액 가상자산 보유 및 거래 의혹이 터졌다. 이런 의혹이 국민적 공분을 낳았지만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내로남불식 사고는 여전하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국민의힘 하영제 의원 체포동의안은 가결하면서 이 대표를 비롯해 노웅래, 윤관석, 이성만 의원의 체포안은 부결시켰다. 실추된 도덕성을 바로 세우는 것이 김은경 혁신위의 출발점이 돼야 할 것이다.

혁신위의 당면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무엇보다 팬덤정치를 추방하는 가시적 조치가 필요하다. 이른바 '개딸'이란 이름의 야당 내 극단 세력은 문자 폭탄과 막말을 넘어 이제는 오프라인에서의 물리력 행사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들이 주류의 '홍위병'으로 행세하는 한 혁신은 그저 말뿐인 구호에 그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혁신위가 성공하기 위해선 이 대표의 태도 또한 중요하다. 이 대표는 16일 "혁신기구가 우리 당과 정치를 새롭게 바꾸도록 이름부터 역할까지 모든 것을 맡기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벌써 한편에선 이 대표의 거취와 직결된 당헌당규 개혁을 실천에 옮길 수 있을지 의문을 나타내는 이가 적지 않다. '검찰 기소시 당직자의 직무정지'를 규정한 당헌 80조를 바꾸며 이 대표를 사법리스크에서 방어한 것이 다름 아닌 친명(친이재명)계였기 때문이다.

친명계, 비명(비이재명)계 할 것 없이 당명 개정을 포함한 재창당 수준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철저한 자기 성찰과 제 살 도려내기식 개혁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혁신위는 총선 등 정치 일정상 오는 9월 정기국회 개회 또는 국정감사 시작 전까지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석 달 남짓 시간이 당의 명운이 걸린 골든타임이라는 각오를 갖고 뼈를 깎는 쇄신에 당력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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