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이낙연의 말 정치로 못다한 책임 다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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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이낙연의 말 정치로 못다한 책임 다할까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3.06.2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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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대표 귀국 발언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년간의 미국 유학 생활을 마친 뒤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지지자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2023.6.24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전 대표 귀국 발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년간의 미국 유학 생활을 마친 뒤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지지자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2023.6.24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말인 24일 미국 유학을 마치고 1년여 만에 돌아왔다.

이 전 대표는 귀국 첫 일성으로 못다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못다한 책임'이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

국민은 "무슨 말이야"하며 말 정치의 함정에 빠졌다.

정치인들은 대개 말을 잘한다. 정치는 거의 말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정치인 중 말 정치의 으뜸이라 할 수 있다.

말을 잘 다듬어 아름답고 정연한 수사를 구사해 국민의 귀를 즐겁게 하는 정치인이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이 말했듯이 책임을 다했든 못했든 정치적 책임이 크다.

그래선지 반갑기도 하지만 걱정도 많다.

민주당은 최근 쇄신을 위한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켜 개혁에 들어갔다.

혁신위는 민주당 의원 전원의 불체포특권 포기를 위한 체포동의안 가결 당론 채택에 이어 공천 시스템도 손본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공천 과정에서 현역 의원으로 대표되는 기득권 체제를 혁파겠다고 했다.

참신하고 유능한 인재를 기용하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도 했다.

현역 의원을 '기득권' 세력으로 규정, 사실상 '혁신 대상'으로 지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재명 대표로부터 전권을 받은 데다 취임 일성으로 "가죽을 벗기고 뼈를 깎겠다"고 살벌 산뜻하게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셀프 환향했지만 당의 어떤 일에도 끼어들 여백이 없다.

이 전 대표의 귀국을 알고 미리 차단벽을 친 것일지는 모르겠으나 내 편 챙기는 일도 당장 할 수 없는 분위기다.

민주당 텃밭인 광주와 전남에서도 이낙연계 공천을 두고도 벌써부터 말이 많다.

이 전 대표는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 때와 마찬가지로 지역 여론도 좋지 않은 게 현실이다.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

텃밭으로 보나 국가로 봐도 큰 정치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전 대표를 큰 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그는 작심한 듯 현 정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대한민국은 국민이 나라를 걱정하는 지경이 됐다. 모든 국정을 재정립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 대다수가 겪고 있는 일을 거론한 것.

큰 정치인이 말한다고 달라질까.

경고인지 부탁인지는 모르겠으나 메아리에 그치고 말 것이 뻔하다.

폭주 기관차처럼 앞만 보고 달리는 윤석열 정부가 귓등으로도 듣지 않을 것.

아마 손으로 입을 가리고 킥킥대며 웃을지도 모른다.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된 데는 저의 책임도 있다는 것도 잘 안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이 전 대표는 어쩌면 무한 책임이 있는 빚진 정치인이다.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도, 대한민국을 떠날 때의 뒷모습도 모두 초라했다.

이 전 대표는 못다한 책임을 어떻게 하겠다는 똑 부러진 설명이 필요하다.

현학적인 전문용어나 생경한 관념어 남발, 감성을 자극하는 현란한 어법으로 마음을 사로잡으려 들면 오히려 경계의 대상이 된다.

귀만 즐거운 정치 거두고, 마음이 뭉클한 감동의 정치를 해야 한다.

메아리에 그치는 말 정치. 변죽만 울리는 정치를 이제 솔깃해 하지 않는다.

민주당도 위기이고 대한민국도 위기의 절벽에 서 있다.

혹시나 염려되는 민주당 내 계파싸움이 벌어지지 않게 하는 큰 정치를 해야 한다.

전국 강연에 나선다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대한민국을 하나로 묶는 정치에 앞장서야 한다.

국민은 민생을 살리는 피부에 와 닿는 정치, 하루라도 맘편한 정치를 갈망한다.

그것이 '못다한 책임'을 다하는 일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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