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건강] "50대이상 절반이 전립선비대증…방치하면 방광 망가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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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건강] "50대이상 절반이 전립선비대증…방치하면 방광 망가질 수도"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3.07.0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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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냉방·냉음료 섭취도 악화 요인…너무 늦지 않게 치료 시작해야"
[대한비뇨의학회 제공]
[대한비뇨의학회 제공]

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있는 생식기관이다. 정액의 일부를 만들고, 정자의 운동성과 수정 능력에 관여한다. 요도 감염을 막는 것도 주된 역할 중 하나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전립선에는 전립선염,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암 등 많은 질환이 발생한다. 마치 여성의 자궁이 노화하면서 자궁경부암, 자궁근종 등이 잘 생기는 것과 비슷하다.

이 중에서도 전립선비대증은 50대에 들어서면서부터 발생이 많이 증가하는 질환이다. 비대해진 전립선이 요도를 압박해 소변보기가 불편해지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보통 전립선은 호두 정도 크기(20㏄)인데, 노화로 귤이나 야구공만큼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하는 것이다. 50대를 '전립선 연령'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다.

만약 하루 8회 이상 비정상적으로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소변이 갑자기 마렵거나 참을 수 없는 '절박뇨', 아랫배에 힘을 줘야 소변이 나오는 '복압배뇨', 소변을 본 뒤에도 찜찜한 '잔뇨감'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면 전립선비대증을 의심해야 한다.

8일 대한비뇨의학회에 따르면 국내 전립선비대증 유병률은 50대 이상 50%, 60대 이상 60%, 70대 이상 70%, 80대 이상 80% 정도로 추산된다.

하지만 학회가 국내 50~70대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립선비대증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전립선비대증 환자의 52%는 병의원에 방문하지 않았다. 주된 이유는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증상이라 굳이 병원에 갈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66.9%), '적당히 참을만해서'(44.7%) 등의 응답이 많았다.

학회는 "전립선비대증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요로감염 , 방광결석은 물론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 요의가 있어도 소변을 볼 수 없는 '급성 요폐' 상태에 이를 수 있다"면서 "급성 요폐가 빨리 해결되지 않는 경우 요로계 파열이 발생할 수 있어 이런 상황에서는 반드시 응급실에 방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한비뇨의학회 제공]
[대한비뇨의학회 제공]

전립선비대증은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비뇨의학과 연구팀이 전립선 비대증 환자 144만6천465명을 분석한 결과, 하루 온도 차이가 14도를 넘어서면 온도 차이가 4도 이하일 때보다 48%가량 응급실을 더 찾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이 낮은 기온에서 수축했다가 기온이 올라가면서 제대로 이완하지 못해 소변 길이 막혀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더욱이 요즘은 여름에도 냉방이 유지되는 실내에서 장시간 생활하다 보니 체온이 낮아지면서 배뇨 장애가 악화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또 더위를 식히기 위해 과일, 음료, 냉커피, 맥주 등의 수분 섭취가 많아지는 것도 문제가 된다. 특히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은 방광을 자극해 잦은 배뇨를 유발한다. 알코올도 방광의 자극 및 팽창, 전립선의 수축을 심하게 해 전립선비대증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빅데이터(2016~2017년)를 보면 한여름인 7월과 8월 전립선 비대증 환자가 각각 71만명, 75만명으로, 겨울철인 1월과 2월의 70만명, 74만명보다 오히려 많았다.

전립선비대증의 치료는 크게 약물요법과 수술로 나뉜다.

1차 치료법은 약물치료로, 현재 주로 처방되는 치료제 중에는 수일 내 증상 개선이 시작되는 약이 있다. 또 수개월에 걸쳐 커진 전립선을 작게 만드는 약도 있다. 수술받는 경우 약물치료를 중단해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립선이 조금씩 다시 커지고 일부 증상은 수술 후에도 남아있기 때문에 약물을 통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다.

최근에는 기존 레이저나 전기를 사용하는 수술법과 달리 고압의 물(워터젯)을 이용해 전립선 조직을 제거하는 방식이 새롭게 선보였다. 치료 효과가 우수하면서도 합병증이 없고, 주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대한비뇨의학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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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전립선비대증이 심해지면 전립선암으로 악화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오해다. 암으로 진행하지 않을 뿐 아니라 발생하는 부위도 서로 다르다.

전립선비대증을 예방하는 건 쉽지 않다. 고령화에 따른 호르몬 체계의 불안정으로 전립선 세포의 수와 크기가 증가하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육식을 줄이고 채식을 많이 하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야채에 포함된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전립선 내에서 항남성호르몬 효과를 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50세부터는 증상 유무에 상관없이 매년 전립선 검진을 받는 것도 바람직하다.

학회는 "종종 전립선비대증을 완치가 가능한 질환으로 생각하는데 전립선비대증은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라 만성 재발성 질환이어서 지속해서 배뇨 상태를 관리해야 한다"면서 "전립선비대증을 치료하지 않아 만성화되면 방광이 망가지고, 이때는 수술한 후에도 배뇨 장애가 계속될 수 있는 만큼 너무 늦지 않게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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