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내친김에 유럽 관광' 강기정 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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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내친김에 유럽 관광' 강기정 구설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3.07.2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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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광주시장과 독일 뉘른베르크 마르쿠스 쾨니히 시장
독일 뉘른베르크 마르쿠스 쾨니히 시장을 만난 강기정 광주시장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연일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집중호우가 이어지고 있는데 해외 출장을 떠나는 게 적절했느냐는 비판 때문이다.

지난 22일 폭우 예보에도 강 시장은 특유의 밀어붙이기 스타일로 출장을 강행한 것.

이번 출장 목적은 오는 2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양궁연맹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총회에서 2025년 세계 양궁선수권대회 광주 개최를 유럽에 알린다는 취지였다.

더불어 '지속 가능한 도시'를 비전으로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방안도 모색한다고 한다.

모두 필요한 사안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출장 일정을 총회 참석에 맞춰 변경했다면 무난했을 일이다.

언론이 이때다 싶어 보도한 진짜 이유는 출장 첫째 날과 둘째 날 일정이 사실상 관광이었기 때문이다.

강 시장은 1년 넘게 일했는데 "이쯤 해서 바깥바람 한번 쐬고 올 때가 됐지"라고 생각했을까.

강 시장이 떠나기 전날부터 광주에 폭우가 예보됐었다.

21일 광주기상청은 22일 새벽부터 24일까지 강한 비가 집중될 것으로 예보했다.

이런 상황에서 발걸음을 재촉해야만 했을까.

더군다나 관광 일정 때문이라면 더욱이.

언론의 '해외 출장 일정이 광주시민의 안전과 생명보다 중요한 일정인가'라는 질문엔 궁색할 뿐이다.

광역시를 이끄는 수장이라면 모든 현안에 우선순위를 둬야 하는 건 기본이다.

사실 광주는 하루가 멀다하고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광주시사회서비스원 소속 보육대체교사들이 광주시청 로비에서 여섯 달째 농성을 하고 있다.

광주시 인권증진시민위원회의는 이에 대해 '계속 고용 권고'를 했지만 강 시장은 느긋한 듯하다.

광주 시립 제1·2요양병원의 파업도 길어지고 있다.

제1요양병원이 41일째, 제2요양병원은 19일째 파업하는 동안 광주시는 방관만 하고 있느냐는 목소리가 높다.

노조는 공공요양병원은 시가 직접 운영하던가, 최소한 공공의료를 확립할 수 있는 의료재단이 맡아야 한다며 단식에 들어갔다.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다.

계약 만료를 앞둔 광주 시립 제2요양병원은 운영 중단 위기에 놓여 있다.

시는 전남대병원에 제2요양병원의 한시적 운영을 요청했다.

병원 측은 시의 요청에 협조는 하겠지만 그보다 먼저 파업 중인 노조를 설득해 달라는 것.

현재 노조 파업으로 기존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 할 판이다.

한데 강 시장은 아무런 대답없이 해외 출장을 떠난 것.

강 시장은 이제부터라도 '불통·먹통 행정'을 '소통 행정'으로 대전환해야 한다.

자신의 주장만 내세울 게 아니라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듣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는 혜안이 없다면 들어보고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일의 선후 구분을 명확히 하고 귀가 닳도록 시민 의견을 듣고 또 들어야 한다.

그리고 엉킨 실타래를 풀어가듯 하나하나 차근차근 해결해나가야 한다.

강 시장은 정치인 시절이나 청와대 정무수석 때를 기억에서 지워야 한다.

정치의 허물을 벗고 '행정은 행정으로 하는 것'만이 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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