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상생하자더니 '홀로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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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상생하자더니 '홀로 아리랑'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3.07.28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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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아리랑 홀로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 보자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금강산 맑은 물은 동해로 흐르고 /설악산 맑은 물도 동해 가는데 /우리네 마음들은 어디로 가는가 /언제쯤 우리는 하나가 될까..."(홀로 아리랑 가사 일부)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전남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전남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민선 8기 광주·전남이 상생은커녕 '홀로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각자도생, 각자의 길을 가기 위해 돌아서는 모습이다.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갈 길이 따로 있구나"

가수 박일남의 '마음은 서러워도' 노랫말이다.

이별은 어떤 이별이든 슬프고 아픈 법.

옛 대중가요 가사가 가슴을 저민다.

광주 민간·군 공항 이전 문제만 봐도 그렇다.

서로 양보하고 나누려고 할 때 상생은 가능하다.

무안군처럼 민간공항만 받고 군 공항은 받지 않겠다는 것은 이기적이다.

노골적으로 말해 민간공항만 쏙 빼가고 군 공항만 덜렁 놔두란 말인가.

필요한 시설이긴 하지만 우리 동네에선 안된다는 전형적인 '님비현상'이다.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김영록 전남지사가 도민들에게 협조해 달라며 큰절을 올린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다.

오죽 답답했으면 그랬을까마는.

광주 민간·군 공항 이전 문제는 이제 미궁 속에 처박혀버렸다.

광주전남연구원도 반대를 모르쇠하고 결국 분리해 서로 딴살림을 차렸다.

민선 8기 출범 초기 많은 시·도민들이 '상생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연구원 분리를 반대했건만.

연구원 노동조합 조합원 87.7%가 분리를 반대했다.

하지만 강 시장과 김 지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연구원을 대나무 쪼개듯 갈라버렸다.

광주와 전남이 다시는 머리를 맞댈 수 없는 '갑돌이와 갑순이' 신세가 된 것.

기우였을까. 예견된 일이었을까.

민선 8기 상생 1호로 공들인 '광주·전남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에 실패하고 말았다.

강기정 시장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에 지정됐다며 고래를 놓치고 새우 잡았다고 자화자찬이라니.

광주로선 크게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다음 기회도 없지 않겠지만 누가 보장하랴.

'인공지능 대표도시 조성'의 마지막 퍼즐인 'AI 반도체 특화단지'를 완성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아쉬움은 너무나 크게 남는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광주와 전남이 함께한 반도체의 꿈이 현실이 될 때까지 멈추지 않고 도전하겠다고 했지만, 씁쓸하기만 하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역 강점과 특성을 살린 '전남형 반도체산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무안에 국내 최초 '화합물반도체센터'를 설립해 허브를 구축한단다.

또 나주에너지국가산단에 '전력반도체 연구개발(R&D)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등 광주와 상생이 아닌 '나홀로' 행보를 예고했다.

갑자기 영화 '기생충'의 명대사가 생각난다.

"역시 너는 계획이 다 있었구나"라는 말이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영화처럼 '너 참 기특하구나'라고 해야 하나.

민주당의 텃밭은 언제나 서럽다.

정권을 잡아도 화가 치밀고 빼앗기면 왕따 신세가 된다.

이 처량한 신세는 민주당이 똘똘 뭉치지도 못하고 당차지도 못한 탓이다.

인생이란 홀로됨과 같이 함을 오가는 나룻배라 했던가.

'따로'의 시간이 '같이'를 위한 준비임을 아는 나무들만 같기를 바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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