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잼버리 안정화 기로, '네 탓' 말고 지원에 전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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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잼버리 안정화 기로, '네 탓' 말고 지원에 전념을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3.08.0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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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대원들 "저기가 잼버리 야영장"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대만 대원들이 6일 전북 부안군 야영장을 바라보고 있다. 2023.8.6 (사진=연합뉴스)
대만 대원들 "저기가 잼버리 야영장"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대만 대원들이 6일 전북 부안군 야영장을 바라보고 있다. 2023.8.6 (사진=연합뉴스)

폭염 속 부실 운영으로 중단 위기로까지 치달았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다행히 파행 국면에서 벗어나 조금씩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영국과 미국, 싱가포르 스카우트대표단이 조기 퇴영을 결정했지만, 그외 다른 모든 참가국이 오는 12일 마지막 날까지 예정된 일정을 치르기로 한 것이다. 한증막 더위와 벌레떼가 대원들을 괴롭히는 환경은 여전하지만, 정부의 적극적 대처로 열악한 상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대회가 사고 없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갖고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야영장에는 지원의 손길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대한불교조계종은 고생하는 대원들이 머무를 수 있도록 전국의 사찰 내 템플스테이와 종단 직영 연수원을 개방했다. 서울시는 많은 이동식 화장실을 제공했고, 경기도와 전남도는 생수와 얼음을 구해 야영장으로 실어 나르고 있다. 기업들도 대회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삼성그룹은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을 파견했고 현대중공업에선 120명 규모의 봉사단을 보냈다. 자원봉사를 원하는 개인과 단체들의 문의도 줄을 잇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라에 어려움이 닥치면 하나로 똘똘 뭉치는 우리 국민 특유의 애국심이 이번 사태에서도 발현되는 듯하다.

각계각층이 잼버리 살리기에 물심양면으로 지원에 나선 것과 달리 정치권에서는 책임 공방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대회 부실 운영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대회 준비를 주도한 것은 윤석열 정부"라며 현 정권 탓으로 돌리자 여당인 국민의힘은 "대회를 유치하고 사업을 벌인 건 문재인 정부"라며 전 정권 탓을 하고 있다. 새만금이 '2023년 잼버리' 개최지가 된 것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8월이었다. 문재인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인프라 조성 사업을 하고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3월 대선 승리 후 바통을 이어받아 사업을 마무리 지은 것이다. 국정을 운영하는 현 정부의 책임은 말할 나위가 없지만, 그렇다고 구여권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잼버리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전북도지사와 공동조직위원장 중 한 명인 김윤덕 국회의원도 민주당 소속이다. 정부 부처와 전북도 등 관계 기관들의 태도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대회 개막 전 앞다퉈 치적 홍보에 열을 올리다가 부실 운영으로 국민의 질타를 받자 슬그머니 자세를 바꿔 책임 회피에 나선 모습들이다. 다른 부처라면 몰라도 여성가족부와 전북도는 책임을 통감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여가부 김현숙 장관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새만금 폭염 문제와 관련해 "대책을 다 세워놓았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장관이 어떤 이유로 그런 말을 했는지 납득할 만한 해명이 필요하다.

지금은 정쟁을 접어두고 대회의 안전한 마무리를 위해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준비 소홀과 부실 운영에 대한 책임 다툼은 대회가 끝나고 해도 충분하다. 새만금 현장과 정부의 위기 대처 상황이 외신과 SNS를 타고 전세계에 시시각각 전달되고 있다. 더는 국격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여야는 자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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