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부터 수업방해 학생 휴대전화 압수·교실 밖으로 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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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부터 수업방해 학생 휴대전화 압수·교실 밖으로 분리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3.08.1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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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퇴근 후 상담 거부' 가능…28일까지 행정예고 후 9월 시행
유치원 교권보호 고시도 제정…교권침해하면 최고 '퇴학'
학생생활지도 고시안 브리핑하는 이주호 부총리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원의 학생생활지도 고시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8.17 (사진=연합뉴스)
학생생활지도 고시안 브리핑하는 이주호 부총리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원의 학생생활지도 고시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8.17 (사진=연합뉴스)

2학기부터 학교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에 대해서는 교사가 휴대전화를 압수하거나 교실 밖으로 내보내는 등의 조처를 할 수 있게 된다.

교사와 학부모는 서로 상담을 요청할 수 있으나 상담 날짜·시간 등을 미리 협의해야 하고, 교사는 퇴근 후나 직무 범위를 벗어난 내용의 상담을 거부할 수 있다.

교육부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해 교원의 생활지도 권한을 명시했다. 최근에는 서울 서초구에서 초등학교 교사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교권침해 의혹이 일며 논란이 커지자 교사의 학생 생활지도의 범위·방식 등을 담은 고시를 만들어 2학기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 초·중·고교서 휴대전화 압수 가능…수업 방해하면 '교실 밖으로'

먼저 초·중·고교 교원의 경우 교사의 수업권과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함께 보장하기 위해 수업방해 물품을 분리·보관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교육목적으로 사용하거나 긴급상황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 원칙'을 지키지 않는 학생에게 주의를 줄 수 있고, 학생이 불응하면 휴대전화를 압수해 보관할 수 있다.

빗속, 구호 외치는 교사들12일 서울 종각역 인근 도로에서 열린 제4차 안전한 교육 환경을 위한 법 개정 촉구 집회에서 참여한 교사 등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8.12 (사진=연합뉴스)
빗속, 구호 외치는 교사들
12일 서울 종각역 인근 도로에서 열린 제4차 안전한 교육 환경을 위한 법 개정 촉구 집회에서 참여한 교사 등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8.12 (사진=연합뉴스)

난동을 부려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붙잡는 등 물리적으로 제지하거나, 교실 안 또는 밖으로 분리할 수도 있게 된다.

다만, 수업시간에 교실 밖으로 학생을 내보내거나 정규수업 외 시간에 특정 장소로 가게 하는 것은 세부 사항을 학칙으로 정하도록 했다.

고시안은 학생이 이러한 생활지도에 불응하고 의도적으로 교육을 방해하는 경우 이를 교권침해로 보고 학교장에게 징계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고, 반대로 보호자가 교사의 생활지도에 대해 학교장에게 이의를 제기하고 답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고시안은 또한 전문가 개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교원이 보호자에게 검사·상담·치료를 권고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정서·행동장애 증상을 보이는 학생이 늘고 있지만 보호자가 상담이나 치료를 거부하거나 과도한 배려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다른 학생의 학습권이 위협받는다는 교사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고시안은 또한 교사가 학생들에게 학습 동기를 부여하고자 칭찬이나 상 등 보상도 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학생에 대한 상담의 경우 교원과 보호자가 서로에게 요청할 수 있고, 상대방의 요청에 응하되 일시·방법은 사전에 협의하게 된다.

특히 교원은 근무 시간·직무 범위 외의 상담을 거부할 수 있고, 상담 중 폭언·협박·폭행이 발생할 경우 상담을 중단할 수 있다.

◇ 유치원도 학부모가 교권침해하면 유아 '퇴학' 가능

교육부는 이와 별도로 '유치원 교원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고시(안)'도 제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원장이 교원의 교육활동의 범위, 보호자 교육·상담, 교육활동 침해 시 처리 절차 등을 유치원 규칙으로 정하고, 이를 보호자에게 안내한 뒤 규칙 준수 동의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교사들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전국 각지에서 모인 교사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사거리 인근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집회에 참석해 팻말을 들고 있다. 2023.7.29 (사진=연합뉴스)
교사들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교사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사거리 인근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집회에 참석해 팻말을 들고 있다. 2023.7.29 (사진=연합뉴스)

보호자가 교권을 침해한 경우 유치원 규칙에 따라 해당 유아에 대한 출석정지, 퇴학, 보호자 교육·상담 이수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시·도 교육감은 보호자가 상담을 요청하더라도 상담이 제한되는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고 관할 유치원 규칙에 이러한 내용을 포함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18~28일 행정예고를 거쳐 의견을 수렴한 뒤 신학기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9월 1일 고시를 공포·시행할 예정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고시가 무너진 교실을 바로 세우고 균형 잡힌 '모두의 학교'를 만들어 학교를 학교답게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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