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日오염수 방류개시 결정, 정부는 국민불안 해소에 총력 기울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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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日오염수 방류개시 결정, 정부는 국민불안 해소에 총력 기울이길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3.08.2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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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주요 일지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2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 개시와 관련해 "기상 등 지장이 없으면 24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래픽]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주요 일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2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 개시와 관련해 "기상 등 지장이 없으면 24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22일 각료회의에서 이르면 이틀 뒤인 24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계획대로라면 일본은 약 135만t의 오염수를 앞으로 약 30년 동안 태평양에 흘려보내게 된다. 2021년 4월 당시 총리인 스가 요시히데 정부가 오염수 해양 방류를 결정한 지 2년 4개월 만으로, 그간 일본은 국제사회에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설파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다는 주장의 근거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성능에 있다. ALPS를 거치면 삼중수소를 제외한 대부분의 핵물질이 제거되고, 삼중수소의 경우 바닷물로 희석하면 기준치의 40분의 1 미만으로 떨어져 해양 생태계에 문제 될 게 없다는 주장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지난달 발표한 과학적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방류 계획이 방사성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럼에도 주변국의 반발과 우려는 남아 있다. 사고 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정화하고 배출하는 것이 첫 사례인 것은 둘째 치고 ALPS에 대한 신뢰성이 확고하게 구축되지 못한 탓이 크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자국의 방류 계획이 IAEA 조사를 계기로 국제사회의 폭넓은 지지를 얻었다고 주장하지만, 직접 피해를 우려하는 주변국 국민들이 모두 그렇게 인식하고 있지는 않다. 우리 정부가 일본의 방류 결정 발표 뒤 "일본 측의 방류 계획상 과학적·기술적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면서도 "우리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찬성 또는 지지하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 개시 시점이 결정되면서 국민의 안전을 챙기고 불안을 해소할 우리 정부 책임이 더 커졌다. 정부는 당초 방류 점검 과정에 한국 전문가 참여를 요청했는데, 상시 파견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IAEA 후쿠시마원전 현장사무소 방문'에 합의한 것은 아쉽다. 정부는 IAEA로부터 오염수 방류 최신 정보를 정기적으로 공유받고, 화상회의 정기적 개최, 긴급 또는 이상 상황 발생시 가능한 빠르게 공유받을 연락체계 구축 등이 이뤄지게 됐다면서 전문가 파견에 준하는 실효적 모니터링 방법이라고 강조했는데, 추가적인 실시간 방류 감시·검증·협의 강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보기 바란다.

이제 일본의 오염수 방류로 인한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고 수산업계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당면 과제가 됐다. 정부는 해양 방사능 모니터링 강화, 해수와 수산물 방사능 검사 건수 확대 등 강화된 관리체계 가동 방침을 밝혔는데, 이 모든 것이 차질 없이 시행돼야 한다. 관련 정보의 신속하고 투명한 공개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오염수 방류 전부터 수산물 시식회 등 수협을 중심으로 소비 촉진 활동을 펴왔으나, 이런 캠페인만으로는 어민들과 수산업계의 어려움을 더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국민이 수산물을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하는 대책도 필요하다.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여야의 정쟁은 국민의 방사능 공포를 부채질하며 어민들의 피해만 키울 뿐이다. 야권은 '핵오염수 투기 중단' 범국민 운동에 나섰지만, 오염수 방류가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된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여야는 당리당략을 떠나 국민 불안을 더는 현실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정치권 본연의 자세이자 책임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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