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교장쌤, 학교를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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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교장쌤, 학교를 지켜주세요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3.09.12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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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책상에 놓인 꽃
악성민원으로 세상을 뜬 대전 초등 교사가 재직하던 유성구 한 초등학교 교사의 책상에 9일 오전 꽃이 놓여 있다. 2023.9.9 (사진=연합뉴스) 

이기적 보신주의자 교장쌤, 오늘도 '무사안일'하시니 평안하십니까.

아이들의 미래와 학교를 위해 헌신하시는 교장 선생님께는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쌤은 의사나 연구원 등 전문직에서 흔히 부르는 용어입니다.

학생들끼리도 선생님을 친근하게 부를 때 은어로 쓰지만, 쌤이라고 줄여 부르는 게 좀 무례하다고 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오늘 만평의 대상이 존경하는 교장 선생님이 아닌 이기적이고 자신밖에 모르는 교장쌤에게 던지는 글이오니 말본새가 좋지 않다고 나무라지 말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적지 않은 선생님들이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또 언제 이런 불행한 사건이 벌어질지 두렵기만 합니다.

이중 유독 가슴 아픈 대전 여교사의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여교사는 4년여 악성민원에 시달리면서 학교에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달라고 애원하다시피 했답니다.

하지만 이 학교 교장쌤은 어떠한 도움도 외면했답니다.

교장쌤은 '그냥 조용히 넘어갔으면 좋았을 걸 왜 일을 키웠느냐'는 식으로 오히려 교사의 잘못인 것처럼 방관했다고 숨진 교사의 남편이 토로했습니다.

뭐든 묻어둬야 한다는 보신주의자의 생각, 정말 아찔합니다.

숨진 교사는 그나마 동료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탄원서 덕분에 억울함을 풀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혐의로 결론 나기까지 10개월 동안을 혼자서 기나긴 싸움을 해야 했습니다.

교장쌤은 이런 상황을 남의 일처럼 방관만 하면서 학교만 시끄럽게 한다고 뾰루퉁했겠지요.

숨진 교사는 담임을 맡은 반 친구를 폭행한 학생을 교장실에 보냈다는 이유 등으로 해당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고소를 당하고 수년간 악성 민원에 시달린 것입니다.

근데 교장쌤은 일을 키우느냐고요.

교장쌤이 할 일이 뭔가요. 학교를 관리하는 일 아닙니까. 학교를 지켜야 하지 않습니까.

전문가들은 교권침해 문제를 교사 개인의 사정으로 떠넘기는 게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이들은 "교권침해는 교사의 사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에서 관리자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고, 그렇게 되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제야 해당 교육청이 교권보호위원회가 왜 열리지 않았는지 등 경위조사를 한다네요.

전형적인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입니다.

대전 지역 누리꾼들이 학생의 부모인 가해자가 발붙이고 살 수 없게 정의를 구현해야 한다고 팔을 걷었습니다.

누리꾼들은 저들 때문에 남편은 사랑하는 아내를 잃었다고 했습니다.

엄마는 딸을 잃었고, 두 아이는 엄마를 떠나보내며 한 집안이 풍비박산이 났다고 분개했습니다.

더 나아가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사회현상에 관심을 가지는 것에서 나아가 나쁜 사람을 응징하겠다고 직접 행동에 나선 것입니다.

교권이 무너지면 우리 아이의 미래는 보장할 수 없습니다.

백년지대계, 교권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습니다.

사후약방문일지라도 정치권, 교육계가 서둘러 교권과 아동권이 보장받도록 서둘러야 합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들에겐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학교가 즐겁게 배우는 공간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교장쌤, 학교 관리 책임자로서 적극적으로 대응했더라면 이런 일이 발생했겠습니까.

교장쌤, 숨지 말고 뒷짐만 지지 말고 말씀해 보시지요.

교장쌤, 교권과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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