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알콩달콩빌 전세사기 피해 청년 구제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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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알콩달콩빌 전세사기 피해 청년 구제 나서야"
  • 최철 기자
  • 승인 2023.09.2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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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호남100년살림민심센터 이사장

광주지역에서 전세사기 피해를 입은 사회초년생 등 20~30대 피해자들이 극도의 절망과 스트레스 상태에서 우울증과 공황장애, 수면장애 등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정배 전 법무장관이 이끄는 호남100년살림민심센터는 지난 5월부터 전세사기피해신고지원센터를 운영한 결과 광주 광산구 '알콩달콩빌'의 전세사기 피해 사례를 접수하고 그동안 2차례의 피해자 간담회 등을 거쳐 피해 유형과 대책 등 조사 결과를 20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알콩달콩빌의 사례는 다가구주택 관련 법과 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사기 범죄에 서민과 대학생, 청년, 신혼부부, 사회 초년생 등이 희생당하는 전형적인 '사회적 재난'이다.

알콩달콩빌의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모두 7가구로 피해 규모는 12억원대에 달한다.

이 가운데 5가구가 혼자 사는 20~30대 사회 초년생들로 대부분 은행에서 전세자금대출로 마련한 1억원 안팎의 전세 보증금과 어렵게 모은 돈을 떼일 처지에 놓이게 됐다.

알콩달콩빌 301호 세입자였던 김모씨(34)는 다니던 대기업을 퇴사하고 광주시 첨단단지의 한 향수 제조회사에 재취업해 어릴적부터 꿈꿔 왔던 조향사로 새 인생을 시작하려는 찰나에 전세사기를 당하게 됐다.

김씨는 자신이 모은 300만원과 청년전세자금대출 1억 2천만원으로 전세보증금을 마련했으나 한 푼도 되돌려 받지 못해 매월 원금 200만원과 60만원의 이자를 납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월급만으로는 감당이 안돼 주말에 식당에서 서빙 알바를 하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203호 세입자 이씨(26)도 "친구들은 돈을 모으면서 여행을 꿈꾸고 하고 싶은 걸 위해 노력하지만 나는 계약기간이 끝나면 생기는 1억이라는 빛 앞에서 아무것도 꿈 꿀 수가 없다"며 "너무나도 뻔히 보이는 제 미래에 너무 두렵고 모든 걸 다 포기해버리고 싶은 생각만 든다"며 탄원서를 제출했다.

알콩달콩빌 전세 피해 사건을 송치받은 광주지검은 주모자 김모씨(여)에 대해 지난 19일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천정배 호남100년살림센터이사장은 "알콩달콩빌 전세사기 사건은 허점이 많은 법과 제도가 방치돼 피해가 집중 발생한 사회적 재난의 전형"이라며 "정부는 뒤늦게나마 보완 입법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면밀히 지켜보고, 광주시는 청년층 피해자들에 대한 심리 치료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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