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대깨문, 머리가 깨질 듯 아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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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대깨문, 머리가 깨질 듯 아프신가요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3.09.27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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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산책방 앞치마 착용
문재인 전 대통령이 26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자신의 책방 '평산책방'에서 앞치마를 착용하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2023.4.26 (사진=연합뉴스) 

이번 추석 명절 민심은 이재명 대표의 영장기각과 함께 휴일의 길이 만큼 혹독할 것 같은 예감, 저만의 생각일까요.

지난주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문제로 국회가 시끄러울 때 불쑥 '문재인 전 대통령 사과문'이라는 게 튀어나와 국민을 어리둥절하게 했습니다.

대한민국이 이 지경까지 온 데 대한 국민의 마음은 착잡합니다.

그래서 사과문에 대해 논하기 전에 '대깨문'이라는 단어부터 해부해보겠습니다.

'대깨문',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니 나무위키에 이렇게 서술돼 있더군요.

'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의 줄임말로 제19대 대통령 선거 때부터 문재인의 열성, 극단적 지지자들이 문재인을 지지하며 스스로를 지칭하던 유행어 중 하나였다고.

하지만 문코리타, 문크 등으로 합성 당하고 조롱당하는 동네북으로 전락한 이후, 맹목적으로 문재인·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조롱하는 별칭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입니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입니다.

아이들도 잘 쓰지 않는 이런 극단적인 단어를 쓰면 상대방은 이 악물고 달려드는 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이것도 나만의 생각일까요.

대가리가 깨져도 좋다는 '대깨문', 분명 싸우자는 용어로 읽히지 않습니까.

정권 뺏기고 여기저기 터지고 깨져보니 아프십니까. 얼마나 아프십니까. 정말 아프십니까.

결국 '대깨문', '내로남불'은 진보세력의 '멍에'로 남았습니다.

'수박', '개딸', 이런 단어가 세상을 편 가르고 국민의 마음을 심란하게 합니다.

신원식 국방부장관 후보자의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막말은 또 어떻습니까. 모가지라니, 차마 표현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정제된 언어로 대화와 타협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왜 이렇게 국민에게 스트레스를 주는지 모르겠습니다. 

위정자 여러분, 국민에게 무슨 감정이 있으십니까.

이제부터 '사과문'에 대해 얘기하겠습니다.

사과문은 '가상'을 전제로 인터넷상에 떠돌았습니다.

문 전 대통령이 쓴 게 아닌 나꼼수 출신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이 쓴 글이라고 알려졌습니다.

김 이사장이 썼다고 하지만 누가 읽어봐도 문 전 대통령의 심정을 대신해서 쓴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필자도 2022. 12. 5일자 '신세계만평'에서 "대한민국 어디로 갑니까"라는 제목으로 문 전 대통령을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화물연대 파업이 수일째로 복잡할 무렵 윤 대통령이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에 16강에 오르자 선수단을 격려한다고 통화하며 빵 터짐 하는 모습을 보고 어이가 없어 '지금 이럴 땐가'라고 지적했습니다.

국민 삶이 이렇게 고달프고 경제도 정치도 실종된 지금 웃음이 나오냐고.

16강 진출 축구대표팀 격려 통화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 주장 손흥민 선수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2022.12.3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한가로운 모습도 동시에 지적했습니다.

수염 길고 공기 좋은 곳에서 신선처럼 생활하시는 문재인 전 대통령님. 이 시국이 누구의 책임입니까. 다 귀하의 책임 아닙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누굽니까. 귀하가 대통령 시절 검찰총장으로 임명해 입신양명하지 않았습니까.

검찰총장이 정치 작태를 보일 때는 뭐하셨습니까. 조국, 추미애, 박범계를 차례로 내세워 싸움판을 만들어 놓고 팔짱 끼고 즐기지 않으셨나요.

부동산 잡는다고 서민 울리고, 검찰 개혁한다고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공수처 만들어 흐지부지 뭐 하나 딱 부러지게 한 게 뭐가 있습니까.

잊혀진 사람이 되겠다구요. 살아는 계시겠다구요. 이 구질구질한 세상은 보고 싶으신가요라고 말입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사과문'은 다섯 가지로 정리가 됩니다. 문 전 대통령이 작성했을 것을 전제로 조목조목 짚어보겠습니다.

▲윤석열을 제가 키웠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지요. 땅을 치며 통곡해도 소용없는 일이구요.

검찰총장이 해서는 안 되는 정치행위를 해도 아무 말 없이 바라만 보며 점잖은 모습만 보였던 이중적 태도, 눈에 선합니다.

▲그가 이럴 줄 몰랐습니다.

그렇다면 대통령으로서 무능한 것이지요. 조국, 추미애, 박범계 3명의 법무부장관을 차례로 싸움판에 던져놓고 재미 없다 싶으면 목을 쳐냈잖습니까.

오죽하면 추미애 전 장관이 대통령이 내 목을 잘랐다고 반발했겠습니까. 법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직무유기, 직권남용 아닌가요.

▲검찰 개혁에 있어 우리와 한편인 줄 알았습니다.

어이가 없습니다. 대통령의 자격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발언입니다. 오랫동안 산전수전 겪어왔던 동지들은 믿지 않고 내편인줄 알았다니 말문이 막힐 뿐입니다.

▲문재인 정부 성과가 모두 부정당하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그럼 이 지경, 이 꼴을 만든 사람이 누구입니까. 이제와서 이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꽝스러울 뿐입니다.

그렇다고 미주알고주알 안보가 어쩌고 경제가 저쩌고 토를 달아봤자 공격만 당하지 않습니까. 십자가를 진 마음으로 견뎌내야지요. 자업자득인데.

"제 탓이오. 제 탓이오. 저의 큰 탓이옵니다."라고 고해성사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이재명 당선, 솔직히 관심 없었습니다.

대선 과정에서 많은 국민은 짐작했을 겁니다. 대통령의 위치에서 중립을 지켜야 하는 건 맞지만 20년 정권 운운했으면 개혁정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뭐라도 해야 하지 않았습니까. 책임을 방기한 것 아닌가요.

▲나 같은 불운한 민주당 대통령 없도록 합시다.

불운한 대통령이라는 말에 동의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요, 귀하는 '행운아'였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정부와 여당이 모두 동력을 잃어 맘먹은 대로 생각하는 대로 세상을 평정할 수 있는 '태평성대'였습니다.

이에 더해 국회의원 의석수까지 과반을 넘는 180석까지 확보했습니다. 뭐 하나 모자란 게 없고 무언들 못할 리 없던 20년을 내다본 정권을 잔치국수 말아먹듯 해치우고 결국 이 꼴이 되지 않았습니까.

귀하는 불운한 대통령이 아니라 무능한 대통령이었습니다.

너그럽고 인자한 동네 착한 아저씨 같은 분일지는 몰라도 대통령을 해서는 안 되는 분이었습니다.

한 나라를 이끄는 대통령은 강단이 분명해야 한다고 봅니다.

너그러울 땐 한이 없고, 잘못된 것은 화급을 다퉈 해결해 바로잡는 그런 결단력 있는 사람이 나라를 이끌 수 있습니다.

그래야 국민이 안전하고 나라가 바로 서지 않겠습니까.

문 전 대통령님. 이제라도 전직 대통령으로서 고뇌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퇴임할 때 말씀하신 '잊혀진 사람이 되겠다'는 약속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현 정부에 안보가 이렇다, 경제가 저렇다 참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대통령실의 수준을 안다면 말입니다. 괜히 입방아 찧을 일을 만들지 말아주십시오.

동네 책방에서 앞치마 두르고 방문객 만나는 모습도 이젠 그만두십시오.

대깨문들은 좋아할지 모르지만 일반 국민들에게는 곱게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모든 걸 운명이라 생각하고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숙고해 주십시오.

귀하가 대통령이 된 해에 쓴 '문재인의 운명'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나 정치를 하게 된 것이 운명이라고 하셨습니다.

마찬가지로 귀하가 원인 제공한 지금의 불행한 상황도 운명 아니겠습니까.

받아들이신다면 사과문이 아닌 진정한 반성문을 직접 쓰시기 바랍니다.

국민이 지금 얼마나 힘든지 아시지 않습니까.

윤석열 정부가 전 정부의 짐을 떠안아야 하듯, 윤 대통령의 전 정권 정책들을 호떡 뒤집듯 하는 모든 행위도 귀하께서 감당해야 할 업보가 아니겠습니까.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나라 살림을 맡은 정치가 정녕, 왜 국민을 이렇게 힘들게 한단 말입니까.

국민이 땀 흘려 일해 낸 세금으로 배가 불러 이쑤시개 들이대고 트림하며 나라 살림을 하는 위정자들에게 충고합니다.

당신들 곳간 채우려 하지 마십시오. 불법 아닙니까.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인간의 탈을 쓰고 할 일이 아니잖습니까.

돈 벌려고 정치하십니까. 녹봉이 적습니까.

추석 명절 길목에서나마 주변을 진정으로 살피는 모습, 국민을 위한 정치다운 정치의 각오와 희망의 메시지 하나라도 내놓기 바랍니다.

'못 먹어도 고'하며 치킨게임 같은 정쟁은 제발 그만두고 민생을 위한 대화의 정치판을 만드십시오.

대화를 거부하는 정부와 여당이 먼저 나서주기를 희망합니다. 기대는 크게 하지 않지만.

무리한 요구는 아닐테지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만 생각해 주십시오.

애걸복걸 부탁드리겠습니까.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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