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In] 기대여명 증가에…국민연금 평균 수급기간 6.8년→15.7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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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In] 기대여명 증가에…국민연금 평균 수급기간 6.8년→15.75년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3.09.2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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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갈위기 연금재정 상황 더 나빠질까 우려
2024년 공적연금 3.3% 인상
9일 오전 서울 중구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에서 한 시민이 상담받고 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4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에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각종 공적연금 수급자가 올해보다 3.3% 더 많은 연금액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2023.9.9 (사진=연합뉴스) 

기대여명이 갈수록 늘면서 숨지기 전까지 받는 국민연금 수급기간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잖아도 개혁 없이 이대로 가면 곳간이 바닥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시달리는 국민연금 재정 상황이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기대여명은 현재의 연령별 사망 수준이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특정 연령의 사람이 앞으로 몇 살까지 살 수 있을지 추정한 수치다.

◇ 노령연금 수급권 소멸자 평균 수급기간 13년새 2.3배로 증가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혜영 의원실이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국민연금 수급자의 평균수급기간 현황' 자료를 보면, 노령연금(수급 연령에 도달했을 때 받는 일반적 형태의 국민연금)을 받다가 사망한 수급권 소멸자의 평균 수급기간은 2010년 82개월에서 2023년 6월 현재 189개월로 약 2.3배 늘었다.

[노령연금 사망 소멸자의 평균 수급기간 현황]

(기준: 해당연도 12월, 단위: 개월)

이처럼 수급기간이 해마다 증가하는 것은 우리나라 기대여명이 매년 증가한 영향이 크다.

통계청의 '2021년 생명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2021년 기준 65세인 사람의 기대여명은 21.59년(남자 19.3년, 여자 23.7년)이다. 이때 65세였던 사람은 평균적으로 앞으로 21.59년을 더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연령별 기대여명을 보면 2021년 40세 남자는 향후 41.7년, 40세 여자는 47.4년 더 살 것으로 예상됐다. 1년 전보다 남녀 모두 각각 0.1년씩 늘었다.

60세 남자의 기대여명은 23.5년, 여자는 28.4년이었다.

최근 우리나라 고령층 기대여명은 보건·의료 여건 개선 등에 힘입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빠른 속도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인다.

기대여명이 늘고 수급기간이 길어지면 국민연금에 가입해서 납부한 보험료보다 나중에 연금 형태로 타가는 금액이 훨씬 더 많아지면서 혜택을 보게 된다.

하지만, 급격한 저출산·고령화로 보험료를 낼 가입자는 줄고 연금을 받을 수급자는 증가하는 인구구조 격변으로 그만큼 재정 상황은 악화할 수밖에 없다.

◇ 기대여명-수급액 연동 자동조정 장치 도입 논의했지만, 개혁안에 담지 못해

2017년에 나온 국민연금연구원의 '기대여명을 이용한 노령연금 수급기간 전망과 국민연금 수급 부담 구조 분석' 보고서를 보면, 기대여명이 늘어나면서 연금 수급 기간도 증가해 납부한 보험료 대비해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테면 평균소득자가 2017년에 국민연금에 가입해 가입 기간 20년을 채우고 만 65세부터 노령연금을 받기 시작할 경우, 수급기간이 10년 정도가 되면 낸 보험료 총액과 받는 연금 총액이 같아지는, 즉 수익비가 1배가 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수급 기간이 길면 길수록 수익비도 커졌다. 수익비가 1보다 크면 낸 보험료보다 연금으로 받는 금액이 더 많다는 의미다.

분석결과, 연금 수급기간별 수익비는 21년 1.9배, 23년 2.1배, 25년 2.2배, 27년 2.3배, 29년 2.5배, 30년 2.5배 등이었다.

즉 20년 가입해서 10년만 받아도 본전을 뽑고 더 길게 받으면 죽을 때까지 1.9∼2.5배를 받는다는 뜻이다.

국민연금 곳간은 지금까지는 그런대로 넉넉하지만, 베이비붐 세대들의 은퇴로 수급자가 급증하면서 소진될 위기에 처해있다.

국민연금법에 따라 5년마다 재정 상태를 점검하는 5차 재정추계 결과, 국민연금이 현행 제도(보험료율 소득의 9%, 소득대체율 40%)대로 유지될 경우 2041년부터 수지 적자가 발생해 2055년엔 기금이 바닥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추계결과를 바탕으로 정부 자문기구인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는 오랜 진통 끝에 지난 1일 '더 내고, 똑같이 받고, 더 늦게 받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여기에서 보험료율 인상(9%→12%, 15%, 18%)을 중심으로 지급개시 연령 상향(65세→66세, 67세, 68세)과 기금 투자수익률 제고(현행 목표 4.5%→5%, 5.5%) 등 변수를 조합해 총 18개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지금부터 70년 후인 2093년까지 적립 기금을 유지한다는 목표 아래 노후 소득 보장강화보다는 재정안정에 방점을 찍은 방안들이다.

기대여명을 연금 수급액과 연동하는 자동조정 장치를 도입하는 방안은 논의됐지만 개혁방안에는 담기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정부 개혁안이 담긴 국민연금 종합 운영계획을 만들어 오는 10월까지 국회에 제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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