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그것을 왜 모르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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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그것을 왜 모르시나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3.10.0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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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45주년 맞은 김수철
가수 김수철이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연합뉴스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9.25 (사진=연합뉴스) 

"피고 지던 숱한 나날, 구슬처럼 고인 눈물, 님따라 발끝따라, 온 밤을 온 밤을 적시었소. 그것을 왜 모르시나, 그것도 왜 모르시나"

1984년 작은 거인 김수철이 부른 노래 '왜 모르시나' 가사 일부입니다.

김수철의 오래된 노래를 소환한 건 그가 40여 년 동안 국악의 현대화에 인생을 바쳐오다 이달 100인조 동서양 오케스트라 무대를 마련한다는 소식이 들려서입니다.

김수철은 어린 시절 딴따라는 배고픈 직업이라며 부친의 만류에도 음악인의 길을 선택해 평생 국악의 세계화에 앞장서온 레전드 아티스트입니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정치권의 답답함 때문에 가사의 의미는 다르지만 '왜 모르시나' 하는 한숨이 나와 인용했습니다.

"나 같은 놈도 하나 있어야지"라면서 한 음악가의 국익을 위해 전 재산을 털어가며 인생을 바치는데 수많은 위정자의 존재감은 비열하고 초라하기만 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 길었던 추석 연휴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국민은 근심 걱정을 안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는 모습입니다.

이번 추석 명절 민심은 어땠을까.

정치인들의 이전투구하는 '정쟁'은 그만 접고 민생을 위한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 아니었을까.

이번 명절 화두는 단연 고운데 하나 없는 '미운 정치'였을 것이다.

추석 전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지긋지긋한 사법 리스크 부담을 일단 걷어내나 싶더니 추석 후 당이 두 동강이가 날 조짐을 보인다.

민주당은 영장 청구 가결표를 던진 의원 색출로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을 배신자로 규정하고 어떻게든 색출해 그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한다니.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이 해당 행위를 했다고 어떤 근거로 단정할 수 있을까.

의원들이 당의 거수기가 아니기도 하지만, 애당초 이 문제는 이 대표 자신이 자초한 것 아니던가.

영장심사에 당당히 응하겠다고 해놓고 갑자기 단식하며 부결을 시켜달라니 명분이 없는 일이었다.

다른 것 다 제쳐놓고 민주당의 아킬레스건은 '방탄 정당'이었다.

이 주홍글씨를 언제까지 당 간판에 덧칠하며 검사정권과 싸울 수는 없는 일 아니던가.

이 대표 자신의 말대로 검찰이 올가미를 씌우려 했다면 하루라도 빨리 사법부의 판단을 받아야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이러니하게도 가결표 덕분에 올가미를 일단 벗게 됐다.

윤 정권의 태도를 보더라도 하루빨리 해결하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머나먼 가시밭길이었다.

민주당은 일부 당내 가결표의 의미를 곱씹어 봐야 한다.

선당후사로 눈 딱 감고 이 기회에 '결자해지' 차원의 결기였다면 옳은 선택이다.

하지만 이 대표를 끌어 내리기 위해서였다면 해당 행위고 그에 따른 조치는 필요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가결표를 누가 던졌는지 밝혀내려는 것은 민주주의를 저버리는 행위다.

여기에 엉뚱한 의원을 가결표를 던졌다며 배신자라는 대자보를 만들어 선동하는 행위는 인민재판과 다름이 아니다.

민생이 발등의 불인 이 시국에 화급을 다투듯 해야 할 일인가.

이재명 대표가 당원들에게 한 추석 인사말처럼 이제 하나가 돼 똘똘 뭉쳐야 한다.

결국 내년 총선 공천 때문에 이 난리들인데, 공천은 국민한테 물어보고 하면 된다.

지금의 이런 작태는 자기들끼리 공천을 나눠먹기 하려는 비민주적 행위다.

민주당의 텃밭이고 심장부인 광주의 민심은 어떤가.

자기들끼리 끼리끼리 공천을 한다면 이번에야말로 결별하겠다는 여론이 높다.

민주당이란 말만 나와도 이제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을 흔하게 목격할 수 있다.

아직 다 출현하지 않았지만 개혁 신당이나 참신한 인물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론은 새로운 등장에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민주당의 꼬락서니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번 공천에서는 현역 의원의 기득권도 없애야 한다. 얼마나 존재감을 보이고 민생에 기여했는지가 절대적 잣대가 돼야 한다.

새로운 입지자라면 민생을 챙길 능력을 보여주면서 지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커뮤니티를 통해 홍보물을 뿌리고, 거리에 현수막 건다고 될 일이 아니다.

그런 비용 있으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면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정책으로, 경험으로 쌓은 실력으로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 대표가 지난 추석날 윤 대통령에게 '민생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정쟁 말고 민생 해결에 힘을 모으자고.

근데 여당은 뜬금없다며 격에 맞지 않는다면서 야당을 비판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무슨 전제군주라도 된단 말인가.

대통령 눈치만 보는 꼭두각시인 김기현 대표는 여야대표회담을 하자고 하지만 만나봐야 결과는 '허무'다.

민주당은 시간 낭비하지 말고 이제부터라도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당내 계파싸움처럼 보이는 부결파, 가결파의 대립은 파멸을 부르는 이전투구다.

가결파 색출, 피의 복수 같은 소름 끼치는 마녀사냥이 벌어지고 살인 암시 글까지 등장했다. 도를 넘는 행위로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다고 공격하는 게 온당한 일인가.

가결파를 배신자로 낙인찍으며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개딸들의 수박 찾기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될 나쁜 행위다.

내편끼리 싸우려 하지 말고 편 가르지 말고 보듬어야 한다.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이제 전열을 가다듬고 대화하는 정치 환경을 만드는 성찰과 노력을 해야 한다.

윤 정부가 매몰차게 버린 반쪽, 어차피 외면받는 반쪽, 민주당 몫이 아닌가.

하나로 똘똘하게 뭉쳐 하루빨리 민생 출구를 찾아야 한다.

이유 불문하고 대통합해 무소의 뿔처럼 가야 한다.

답답하기만 하다.

그것을 왜 모르시나. 정쟁 말고 민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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