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상권 회복 거리 먼 '충장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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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상권 회복 거리 먼 '충장축제'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3.10.05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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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충장축제 D-1
4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충장축제 캐릭터 '충장 프렌즈'와 추억유랑단 그리고 광주버스킹월드컵 참가자들이 임택 동구청장과 함께 제20회 추억의 충장축제 성공 개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는 5·18민주광장, 충장로, 금남로 일원에서 오는 5일부터 9일까지 닷새간 열린다. 2023.10.4 (광주=연합뉴스) 

올해로 성년이 된 스무번째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가 5일부터 닷새간 충장로와 금남로 일원에서 열린다.

'추억의 충장축제'는 2004년 구도심 상권 회복을 위해 시작했다.

축제의 메인 행사는 시민의 이야기를 싣고 즐겁고 색다른 풍경을 자아내는 '충장 퍼레이드'다.

지역 13개 동 주민들이 서로 다른 색깔로 퍼레이드를 하는 퍼포먼스가 대표적, 상징적인 행사로 꽤 볼만하다.

그래서 충장축제를 국내 최대 길거리 축제라고도 부른다.

7080세대의 문화적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을 콘셉트로 국내 최대 도심 길거리 문화 축제로 자리 잡은 것.

이제 성년이 된 축제인 만큼 매년 축제의 내용도 진화하고 있어 기대하고 봐도 좋다.

70~00년대 충장로의 모습을 재현한 추억의 테마거리도 체험하며 즐길만하다.

옛날 다방에서 차를 마시거나 흑백사진관에서 흑백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엠지세대를 비롯한 다양한 세대가 즐거운 레트로 체험을 할 수 있어 더할나위 없다.

특히 축제 본연의 특성인 놀이성, 일탈을 통한 해방감, 공동체 대동정신을 느낄 수 있어서도 좋다.

지난해부터 축제를 글로벌화 하는 등 보폭을 넓히는 것도 박수를 받을만하다.

하지만 축제장을 찾은 방문객이 늘어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지난해 축제에 29억원을 쏟아부었다.

투명하게 정산을 안 하니 알 수 없지만 흑자였으면 홍보하고 난리났을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팩트는 축제의 당초 취지와 목적을 상실했다는 점이다.

유감이지만 정작 본래 취지인 '상권 회복'과 관련한 행사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무더운 여름을 뚫고 온 가을바람이어선지 축제를 앞둔 충장로 상가는 을씨년스럽다.

여기저기 문이 잠긴채 임대 안내문만 붙어 있는 상가들을 바라보면 마음이 무겁고 씁쓸하기만 하다.

축제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충장 상권의 상인들은 빈 주걱 들고 남의 집 잔치 구경하게 생겼다.

지금 충장로는 거의 몰락하는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자체장이나 정치인들, 그리고 내년 총선 입지자들도 추억을 소환한답시고 선그라스 쓰고 청바지 입고 이상한 폼만 잡지 말고 소외된 곳, 어두운 곳을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시민들의 귀가 쫑긋할 '충장 상권 부활' 대안을 내놔야 한다.

무너지며 붕괴되는 충장 상권은 내버려 두고 잔치판만 벌일 일이 아니다.

즐길 건 즐기더라도, 상권 살리는 고민도 하고 생각 좀 하며 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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