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 살다 보니 이런 모습도 보게 되네요.
괴이한 일인지, 괴상한 일인지, 요상한 일인지, 뭔일인지 어리둥절합니다.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 중 의원들의 질문에 따박따박 어이없는 답변만 해대더니 쉬는 시간을 틈타 줄행랑(엑시트·탈출)을 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차수를 변경해 청문회를 하루 더 연장하고 돌아오기를 기다렸는데, 끝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세상에,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김행 여가부 장관 후보자는 대통령만 믿는 걸까요.
아니면 자신의 말이 부메랑이 돼 청문회를 드라마틱하게 엑시트하고 장관직을 포기한 걸까요.
참 거시기하고 아리송합니다.
갑자기 가수 이은하가 부른 '아리송해'라는 오래된 노래가 생각나네요.
잠깐 음미해 보시죠.
"아리송해 아리송해 어제한 너의 말이 아리송해, 터무니 없는 너의 말이 아리송해, 앞뒤 틀린 그 말이 아리송해"(중략)
어째 이 노래 가사가 김행 후보자의 청문회 답변을 회자하는 것 같네요.
어려운 시기에 허탈한 웃음이라도 나오게 한 김행 후보자에게 고맙다는 인사라도 해야 할지.
대통령도 참 갑갑하게 생겼습니다.
청문회 도중 줄행랑친 후보자를 여하를 막론하고 장관에 임명하기도 참 거시기하지 않겠습니까.
김 후보자는 후보자 지명 직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청문회에서 다 밝히겠다고 큰소리를 쳤었죠.
그래놓고 정작 청문회에서 자료 제출도 제대로 안 하고 답변 태도도 불성실하게 해 국민의 미간을 찌뿌리게 했죠.
공직자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윤리 의식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여가부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을까 걱정되지 않습니까.
청문회 중 성실하게 답변을 하기 보다 오히려 의원에게 '고발하라'고 버럭 대들지 않나.
빽이 든든해 보입니다.
한마디로 자격 미달자의 '어이없음'입니다.
대통령에게 부담 주지 말고 그 당당했던 모습으로 '죄송합니다' 사과하고 자진 사퇴가 바른길로 보입니다만.
억지로 방어해 주려고 진땀 뺀 국민의힘 의원들이나 후보자로 추천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입장이나 대통령실 모두 얼마나 곤란하겠습니까.
김행 후보자님, 눈 딱 감고 '죄송합니다' 하시고 발 뻗고 편히 사세요.
잔머리 굴려봤자 도로 아미타불입니다.
들리시죠.
여성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이 대통령에게 자격 없는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라고 하는 외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