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콩알 대결' 강서구청장 선거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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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콩알 대결' 강서구청장 선거의 교훈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3.10.12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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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하는 진교훈 후보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11일 오후 강서구 마곡동 캠프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홍익표 원내대표(오른쪽), 배우자 박은지씨와 함께 손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3.10.12 [공동취재] 

이번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는 어떤 교훈이랄까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당선자인 진교훈 민주당 후보의 이름 '교훈'이 아이러니하게 그 근거라고 할까. 웃자고 하는 얘기다.

이번 구청장 선거는 행정을 책임질 후보를 뽑는 전국 226개 기초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단 한 곳의 선거였다.

이 한 곳의 보궐선거가 선거 기간 내내 떠들썩하며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진 건 왜였을까.

'웃자고 하는 얘기에 죽자고 달려든다'는 말처럼 행정책임자 한 사람 뽑는 조용히 치러져야 할 선거에 정치권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스스로 판을 키운 탓이다.

정당이 투전판처럼 만들어 커진 이 꼬마 선거 결과가 '용산의 참패'라는 말까지 나오는 결과를 낳게 했다.

한 중앙일간지의 12일자 만평 그림에서 용산(대통령실)에 총알 하나가 유리창을 뚫고 바닥에 툭 떨어졌다.

윤 대통령은 바닥에 떨어진 콩알같은 김태우 총알을 물끄러미 내려다 보며 식은땀을 흘렸다. 그림 설명이다.

이 만평의 제목은 '콩알 대결'이었다.

일개 구청장 한 사람을 뽑는 선거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유세 기간 '대통령과 핫라인'이라고 매일같이 외쳐댔다.

노골적으로 말해 한 구청장 선거에 대통령 운운한다는 게 말이 되는 건가. 한마디로 선거에 중독된 미친 짓이다.

지역 민생은 뒤로 하고 대통령을 판 김기현 대표가 망친 선거 결과다.

물론 이번 보궐선거에 윤 대통령 책임도 크다.

김태우 후보는 지난 5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돼 직이 박탈됐다.

이런 사람을 대통령이 석 달도 안 돼 특별사면해 재판 결과를 무효화 해버렸다.

안하무인 무소불위다.

거기에다 국민의힘은 '자신들의 귀책으로 발생한 재보궐선거에는 후보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당규를 무시한 것도 모자라, 보궐선거 원인 제공자를 다시 구청장 후보로 선거판에 내몰았다.

이런 오만방자한 행태가 '정권 심판론'이란 이슈로 떠오르게 한 이유 중 하나다.

이번 선거는 뭐니뭐니 해도 민주당이 공천을 잘한 결과다.

진교훈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민생 구청장', '진짜 일꾼'을 외쳐댔다.

풍부한 행정 경험을 내세워 민생 이야기를 한 반면, 국민의힘은 검찰 출신을 부도덕하게 앞세우고 대통령만 외친 결과다. 자업자득이다.

구청장 선거를 감정적, 이념적 대결로 몰아가려고 한 공천과 선거 운동이 앞날을 캄캄하게 했다.

아무쪼록 이번 보궐선거가 내년 총선의 약이 되기를 바란다.

내년 총선은 국민을 위한, 국민만 생각하는 선거가 되도록 숙고가 필요한 교훈을 얻는 선거였기를 바란다.

내년 총선은 권력욕을 위한 선거가 아닌, 진정 민생을 위한 민의를 모으는 축제로 만들어 주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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