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위암, 가장 흔한 위험 요인은 '신체활동 부족'"
상태바
"한국인 위암, 가장 흔한 위험 요인은 '신체활동 부족'"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3.10.20 08: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립암센터, 3천539명 면접조사…"생활 습관만 바로잡아도 위암 위험 '뚝'"
[연합뉴스 자료사진]

위암은 유독 한국인을 괴롭히는 암으로 꼽힌다.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위암은 줄곧 국내 1위의 암 발생률을 보이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위내시경 검사 건수가 줄어든 2020년에는 국내 4위(2만6천662명)의 암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위암 발생률은 세계 1위이고, 이는 미국의 10배 수준에 해당한다.

한국인에게 위암이 잘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위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된 6가지 위험 요인(흡연, 음주, 신체활동 부족, 비만, 붉은 고기 및 가공육 섭취, 염분 과다 섭취)에 주의하고, 정기적으로 위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평소에 이런 위험 요인을 잘 관리하지 않고, 이게 결국 저조한 위암 검진으로 이어져 위암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 최귀선 교수 연구팀은 암검진수검행태조사(2019)에 참여한 40~74세 성인 3천539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 조사를 시행한 결과 위암 위험 요인이 많은 사람일수록 위암 검진을 소홀히 하는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20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에서 위암을 일으키는 생활 습관과 관련된 6가지 위험 요인 중 신체 활동 부족이 남녀 모두에게서 위암 위험도를 높일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됐다.

신체활동 부족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라 '주당 최소 75분 동안 중강도 이상의 신체 활동'을 하지 않은 경우로 정의됐는데, 전체의 61.5%가 이에 해당했다.

다음 위험 요인으로는 남성이 흡연(52.2%), 여성이 짠 음식 섭취(28.5%)였다.

조사 대상자 중 상당수는 여러 개의 위암 위험 요인을 함께 갖고 있었다. 2가지 이상이 남성의 58.5%, 여성의 36.8%에 달했으며, 3가지 이상인 경우도 남성의 26.3%, 여성의 8.7%로 적지 않았다.

위암 위험요인의 조합을 시각화 한 그림. 2개 이상의 위험요인 조합으로 보면 남자는 '흡연+신체활동 부족'(13.6%), '흡연+신체활동 부족+염분 과다 섭취'(6.5%) 순으로, 여성은 '신체활동 부족+염분 과다 섭취'(12.1%), '신체활동 부족+비만'(8.1%) 순으로 많았다.[논문 발췌]

가장 흔한 위험 요인의 조합은 남성에서 '흡연+신체활동 부족'(13.6%), '흡연+신체활동 부족+염분 과다 섭취'(6.5%)였다.

반면 여성은 '신체활동 부족+염분 과다 섭취'(12.1%), '신체활동 부족+비만'(8.1%) 순이었다.

문제는 위암 위험 요인이 많은 사람일수록 위내시경 등의 위암 검진을 잘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위암 위험 요인이 3개 이상인 남성이 위암 위험 요인이 하나도 없는 남성에 견줘 위암 검진을 받을 확률이 65% 낮은 것으로 추산했다. 또 여성은 이런 확률이 68%까지 떨어졌다.

최귀선 교수는 "위암은 건강하지 못한 생활 습관을 바로잡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면 발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는데도 잘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연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위암 발생의 11%를 예방하고, 한국에서는 이런 예방 효과가 19.4%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2년마다 위내시경으로 위암 검진을 받을 경우 위암으로 인한 사망을 81%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최 교수는 "나쁜 생활 습관을 지닌 사람들은 암 위험과 관련해서도 종종 자신을 덜 돌보거나 암 검진 프로그램에도 잘 참여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위암 발병률을 낮추고, 조기 진단을 통한 치료율을 높이려면 개개인이 위암 유발 생활 습관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선별 검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