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2만명 밑도는 월간 출생아수, "지금이 골든타임" 외친 日교수
상태바
[연합시론] 2만명 밑도는 월간 출생아수, "지금이 골든타임" 외친 日교수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3.10.25 17: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구 46개월째 자연감소
25일 오후 서울의 한 구청 민원실에 출생신고서가 비치되어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1만8천984명으로 1년 전보다 2천798명(-12.8%) 줄었다. 이는 2020년 11월 3천673명(-15.5%) 감소한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2023.10.25 (사진=연합뉴스) 

올해 8월 출생아 수가 8월 기준 처음으로 2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8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1년 전보다 2천798명(-12.8%) 줄어든 1만8천984명으로 집계됐다. 8월 기준으로 출생아 수가 2만명을 밑돈 것은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1년 이후 처음이다. 출생아 수는 지난해 10월부터 내리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8월 사망자 수는 3만540명으로 작년보다 500명(1.7%) 증가했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웃돌면서 8월 인구는 1만1천556명 자연 감소했다. 인구는 2019년 11월부터 자연 감소하고 있다. 벌써 46개월째다.

출생아 수 감소는 결혼 및 출산 기피 확산과 맞물린 흐름이라지만, 그 속도가 매우 가파르다. 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인 조출생률은 작년보다 0.6명 줄어든 4.4명으로, 이 역시 8월 기준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유일하게 1명 미만인 우리나라는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이자 통계청이 '2024년 최저점'으로 전망한 0.7명을 미리 찍을 정도로 인구절벽을 넘은 '인구재앙'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날 국회 예산정책처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합계출산율(0.7명)이 계속 유지된다는 가정에 따라 총인구를 추계한 결과 2040년 총인구는 4천916만명으로 2020년 5천184만명보다 268만명(5.1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일견 큰 폭의 감소로 비치지 않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인구 감소가 15세 미만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20년 632만명이었던 15세 미만 유소년 인구는 2040년 318만명으로 49.6%나 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연령대별 국가 인구구조가 극단적 역피라미드 꼴을 띤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초저출산 현상의 원인으로는 사교육과 주택가격, 청년 일자리 부족 등이 거론된다. 그런데 우리보다 먼저 저출산을 경험한 일본의 한 전문가는 한국 사회 특유의 체면 중시 문화를 저출산의 주된 원인으로 진단했다. 일본 가족사회학회 회장을 지낸 야마다 마사히로 일본 주오대 교수는 전날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주관한 세미나에서 "한국은 (일본에 비해) 경제 성장이 가파르게 이뤄져서 체면 지키기 수준이 일본보다 더 높다"고 했다. 그는 국가 정책을 통해 과도한 사교육으로 표출되는 체면 문화를 깬다면 저출산 흐름을 반전시킬 수 있고, 지금이 그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학벌과 직업, 재산을 성공의 잣대로 평가하는 한국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꼬집은 셈이다. 그동안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추진해온 신혼부부 주택 공급과 출산 축하금 지급 같은 저출산 해소 방안으로는 인구절벽에 맞서기 어려운 상황에 몰려 있다. 결혼과 출산, 보육을 위한 좋은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성공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고정관념을 바꾸려는 정책을 강구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