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브로커' 핵심인물 브로커와 사기꾼…그들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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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브로커' 핵심인물 브로커와 사기꾼…그들은 누구인가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3.11.2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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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5일 함께 법정 출석…사건 전말 드러날지 주목

'사건 브로커' 연루 의혹 관련자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확대되고 수사 대상자 중 전직 치안감이 숨지기까지 하면서 사건의 중심에 있는 브로커 성모(62)씨와 그에게 돈을 주고 청탁한 사기범 탁모(44)씨란 인물에 시선이 모인다.

검찰이 철저한 보안 아래 수사 내용 공개를 꺼리면서 이들에 대한 추정과 소문만 무성할 뿐인데, 다음 달 5일 열리는 성씨 재판에 탁씨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어서 사건 전말이 드러날지 관심이 집중된다.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경찰 승진인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 '사건 브로커' 성씨, 밴드 마스터에서 회장으로

"성씨는 고위직들에는 좋은 스폰서나 후배일지 몰라도, 저희 같은 낮은 계급 사람들은 거의 '호구' 취급당했어요."

'사건 브로커' 성씨에 대한 일선 경찰의 대체적인 평가다.

성씨는 전남 담양 출신이지만, 타지역 학교에 다닌 탓에 고향에서의 행적은 20대 청년 시절인 1980년대부터 파악된다.

청년 시절 유흥주점에서 '밴드 마스터'로 일했다고 스스로 말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는데, 유흥주점을 찾는 수많은 손님 중 경찰 인사도 있어 몇몇과 안면을 튼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돈 많은 지역 유지들을 따라다니던 성씨는 그들 덕분에 2000년 전후부터 광주의 일선 경찰서 교통규제시설위원회에 이름을 올려 활동하기 시작했다.

총경급 인사들과 교류하던 성씨는 그들이 고위직으로 승진한 이후에도 인연을 이어갔다.

당시 사귄 경찰이 고위직으로 퇴직한 후 투병 중이었는데 성씨가 그의 병시중을 들기도 했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

그렇게 시작된 경찰 고위직들과의 친분은 여러 후배 경찰로 이어졌고, 전남경찰청이 광주에서 전남 무안으로 이전하면서 그의 활동 거점도 전남으로 옮겨졌다.

2010년 전후 시스템에어컨 설치사업에 관여하던 성씨는 친분이 있는 경찰들의 도움에 기대 관공서 시스템에어컨 납품을 따낸 것으로 보이는데, 산책로 등 데크 설치업 명함도 지니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시기부터 최근까지 고향, 나이, 직종, 인맥 등을 총동원해 닥치는 대로 골프 모임 등을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 모임 중에는 유명 정치인이나 재계 인사들이 함께한다는 소문이 돌았고, 그렇게 성씨의 도움을 받아 승진하거나 접대받은 경찰 인사들은 그의 충실한 인맥이 됐다.

고위직 인맥에 성씨는 통 큰 접대를 활용했지만, 반면 자신에게 청탁한 인물들은 술값 결제 등을 하라고 불러내 수족 부리듯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맥으로 힘이 생기자 '회장'이라는 직함으로 포장됐고, 경찰 외부에서는 잘 모르지만, 내부에서는 '힘 있는 브로커'로 통했다가 결국 검은 실체가 드러나 구속됐다.

코인사기범 탁씨가 공개한 '사건브로커+경찰' 사진
[독자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사기꾼' 탁씨, 브로커 움직이는 코인 사기범

또 다른 주인공 탁씨는 자기의 죗값을 피할 수 있는 일은 뭐든 했고 그 때문에 청탁 브로커 성씨와도 연결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2년 강도상해 사건으로 탁씨는 엉터리 인터넷 도박 프로그램을 팔았다가 변상을 요구당하자 다른 '돈줄'을 대면서 납치 강도까지 벌였다.

2010년에는 사이버도박으로 수사를 받자 경찰관들에게 성 접대 등 향응을 제공해 빠져나갔고 다른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으며 해당 사건을 털어놓기도 했다.

허위 판매 글을 올리는 이른바 '잡범' 수준의 사기까지 저질렀다가 수감됐고 2019년 출소 이후에는 가상화폐 사기에 가담했다.

코인 투자 사기 행각의 규모가 커지고 수사를 받게 되자 그는 유능한 브로커를 수소문했고 그렇게 연결된 브로커가 성씨다.

탁씨는 성씨를 삼촌이나 어르신이라 부르며 고가의 외제 차와 현금 등 15억3천900만원을 주고 사건 무마를 부탁했다.

금품을 받은 성씨는 경찰뿐만 아니라, 검찰 수사관 등을 상대로 청탁하고 탁씨 사기 사건의 해결사 역할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탁씨는 성씨를 등지고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에 성씨의 브로커 행각을 제보하기 시작해 결국 성씨는 공범과 함께 구속기소 됐다.

'사건브로커' 수사 검찰, 전남경찰청 인사자료 확보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번에도 죗값을 피하기 위해 탁씨는 그를 도운 성씨의 비위까지 폭로했지만, 28억원대 가상자산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구속된 이들은 탁씨가 성씨의 범행을 증언하기 위해 오는 12월 5일 법정 증언대에 서면서 대면한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성씨의 청탁을 받은 검찰, 경찰 인사들에 대한 수사도 광범위하게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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