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방직공장터 공공기여 5천899억 어디에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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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방직공장터 공공기여 5천899억 어디에 쓸까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3.12.0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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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물·현금 각각 절반…현금 사용처 관심
광주시 "장기 미집행 시설·시민 체감 사업 우선"
방직공장터 개발 부지
[광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옛 방직공장터 대규모 개발을 앞두고 목돈을 쥐게 된 광주시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사업자가 토지 용도 변경으로 얻게 될 차익 가운데 6천억원 가까운 금액을 공공기여로 내놓기로 하면서 활용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7일 광주시에 따르면 전방·일신방직 공장부지 도시계획 변경 협상 조정협의회는 최근 광주 북구 임동 일대 방직공장터 개발 공공기여 액수를 땅값 예상 상승분 1조835억원의 54.45%인 5천899억원으로 결정했다.

광주시 도시계획 변경 사전협상 운영 지침에서 토지가치 상승분의 40∼60%를 공공기여 범위로 설정한 것을 고려하면 상한(60%)에 가까운 비율과 액수는 예상치를 웃도는 것으로 평가됐다.

광주시는 오는 15일 도시계획·건축 공동위원회 자문을 거쳐 사전협상 결과를 공식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아직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공공기여는 현물과 현금 형태로 이뤄진다.

현물에는 도로, 공원, 땅, 역사박물관 등이 포함돼 전체 금액의 절반가량이 기부채납될 것으로 알려졌다.

시, 사업자인 휴먼스홀딩스PFV, 전문가 등이 참여한 협상 조정협의회는 사업자 필요에 의해 설치하는 도로는 제외하고 광주시 도로 관리계획에 포함된 연결 도로를 공공 기여 대상으로 인정했다.

공원도 대규모 주거 시설 조성 범위에 포함된 면적은 빼고 시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추가로 조성하는 면적을 반영했다.

사업자는 공공 청사 등 시설물이 들어설 수 있는 공공용지도 기부채납한다.

화력발전소, 기숙사 등 근대 산업 유산인 방직공장 시설물 보존과 역사박물관 건립 비용도 사업자가 부담하기로 했다.

방직공장터 개발 설계 공모 당선작
[광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관심은 3천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이는 현금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에 집중된다.

사전협상 운영 지침에서 공공기여금은 공공 시설(도로·공원 등), 기반 시설(문화시설·공공청사 등), 공공에서 필요성이 인정되는 시설(공공주택·기숙사·공공임대 산업시설 등) 설치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금의 경우 20%를 관할 자치구(북구)에 지급하고, 나머지는 광주 전체를 대상으로 쓸 수 있다.

광주시는 예산이 부족해 추진이 지연된 10년 이상 장기 미집행 시설과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규모 있는 사업 등에 기여금을 우선 사용할 계획이다.

인접한 광주천변 좌우로를 연결하는 교량 등 교통시설 개선, 천변 개발이나 수변공원 조성, 개발 부지 외곽 투자 등이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페라 하우스와 같은 상징적인 문화 시설, 인근 신세계 백화점 확장과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재개발에 따라 우려되는 임동·광천동 일대 교통 시설 설치에 활용돼야 한다는 의견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지침상 공공기여 계획 우선순위는 상위계획 등에 따라 해당 부지 안팎에 설치돼야 하는 시설, 사업 부지와 연계되는 공공·기반 시설, 도시계획결정권자의 정책 실현 등에 필요한 시설, 광역적인 공공성 확보를 위한 시설, 생활권역 내 소규모 시설 등으로 설정됐다.

공공기여금 활용 방안은 협상 내용을 토대로 지구단위 계획이 결정, 고시될 예정인 내년 6월이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공공기여 설치·제공은 사업 준공 전에 완료하도록 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효율적인 투자를 위해 시민에게 필요한 시설이 뭔지 선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수요 조사, 여론 수렴 등 과정을 거쳐 활용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일제 수탈의 아픔과 산업화 시기 여공들의 애환이 서린 이 일대에서는 전방, 일신방직 공장이 옮겨가면서 일부 공장 시설을 보존하고 더현대 광주, 300실 규모 특급 호텔, 공동주택 4천186세대를 건립하는 등 개발이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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