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연탄 한 장의 따뜻한 정치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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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연탄 한 장의 따뜻한 정치는 어디에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3.12.31 0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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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낙연 전격 회동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식당 앞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2023.12.30 (사진=연합뉴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누구나 다 아는 안도현의 시 '너에게 묻는다'의 한 구절입니다.

새해를 하루 앞두고 느끼는 추위가 몸을 으스스 떨게 합니다.

추위보다 느끼는 체감온도가 높습니다. 꼭 날씨 탓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혼란스럽게 요동치는 정치 탓이 아닌가 싶습니다.

연말 거리에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구세군의 빨간 자선냄비가 곳곳에서 보였습니다.

우리는 이곳을 지나면서 멀뚱히 쳐다만 보고 그냥 지나치지는 않았는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연탄 한 장, 김장 김치 한 포기라도 나눴는지 되돌아볼 때인 것 같습니다.

세상은 갈수록 험하고 각박해지고 있어 슬프기까지 합니다.

이런 모든 문제는 정쟁만 하는 아사리판 정치 때문입니다.

대통령은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핑계로 외국에 나가 5대 그룹 회장을 불러모아 밤새 폭탄주를 돌렸습니다.

그러더니 119대 29로 대패해 놓고 부산시민을 위로한답시고 부산 전통시장에서 떡볶이 먹방을 찍는 꼬라지, 참말로 어이가 없었습니다.

한시가 바쁜 재계에선 이 광경을 보고 '만화 같다', '초현실적이다'라고들 주절댔습니다.

잘못한 것을 대충 얼렁뚱땅 넘기려 하는 짓들, 역겨워서 생각만 하면 몸이 오글거립니다.

한겨울에 연탄 한 장, 뜨끈한 된장국에 밥 한술 못 말아먹어 아사 상태인 노인들이 우리 주변에 널부러져 있습니다.

가진 자들은 이들의 고통스런 신음 소리가 들릴 리 만무합니다.

따뜻한 아랫목에서만 호의호식 정치를 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한겨울에 당권을 내려놓으라며 으름장 놓는 흥정의 정치를 합니다.

이 전 대표에게 유행가 가사 하나 읊어드립니다.

"갈테면 가지 왜 돌아보오(간을 보오). 떠나가는 당신을 붙잡을 줄 알고..."

이 전 대표의 최측근인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 최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최초 제보자가 본인이라고 폭로가 아닌 자수를 했습니다.

이 부류들은 '뜬금없는 한방'을 터뜨리며 국민을 놀라게 하는 재주가 있는듯 합니다.

그는 당시 이 전 대표에게 보고하지 않고 언론에 제보했다고 말했습니다. 믿기지 않는 얘기입니다.

국민 대다수는 진즉부터 다 알고 있었는데 이 전 대표만 몰랐다는 얘기인지 혼란스럽습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야당에 김건희 특검법을 거둬달라고 애원인지 겁박인지를 해댑니다.

김건희 여사의 여러 의혹 등은 감추고 뭉개려고 몸부림치면서 송영길 전 대표는 추운 감방에 가두고 가족 면회도 못하게 하는 게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인지 묻고 싶습니다.

송 전 대표의 부인이 면회가 되지 않아 거리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니 여당이라는 작자들은 부창부수라고 비아냥댑니다.

이게 사람이 사는 나라입니까. 국민은 짹소리도 하지 말고 하늘만 원망하며 살아야 한단 말입니까.

약자를 보호하고 추운 사람들과 따뜻함을 나누는 정치는 진정 없는 것입니까.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를 선정했습니다.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이지요.

각자 자신의 이익 찾기에만 급급해 의로움을 버리는 사회를 풍자했습니다.

국민 누구나 양심에 딱 걸린 2023년 한해 한국사회의 자화상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미처 손길이 닿지 못하는 어려운 사람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이런 지경에도 정치권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포퓰리즘 정치만 해댑니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정권 출범 후 30%대를 넘어선 적이 거의 없지만 국정 기조에 대한 성찰은 없습니다.

정치가 사라진 자리에는 끝없는 검찰 수사, 극단적 언사들, 언론에 대한 겁박, 대통령의 권력 탐닉만 콸콸 넘쳐납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수락 연설에서 대립과 증오의 정치를 외쳤습니다. 무섭습니다.

어디서 배웠는지 은근히 여의도 언어를 쓰지 않겠다더니 공포스런 검사의 언어를 씁니다. 정말 무섭습니다.

이런 정치 상황은 민주화 이후 한 번도 없었건만, 우리는 점점 익숙해지는 것이 아닌지 한 해를 보내며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지경에도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는 여당에 미치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거대 제1야당에 대한 신뢰가 이토록 약하다는 사실은 대통령 지지도가 추락해도 민주당이 그 대안이 되지 못한는다는 방증입니다.

민주당은 혁신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에게 명분을 줬으니 신당은 기정사실화됐습니다.

가는 사람 붙잡지 말라고 했습니다.

서로 제 갈 길을 가면 됩니다.

가수 박일남의 노래 '갈 길이 따로 있구나'가 읊조려집니다.

국민도 지칠 대로 지쳤는지 변화를 바라며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나서지도 않습니다.

지금의 잘못된 정치는 사실 일부 국민 탓도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정치를 국민이 선택했으니 말입니다.

22대 총선부터라도 국민이 정치인 탓을 안 하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정치가 조금이라도 바뀌지 않겠습니까.

잇속만 챙기는 정쟁보다 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뭘 하겠다'는, '뭐라도 해내겠다'는 정치인을 뽑아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 제쳐놓고 내년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거대 양당의 정쟁과 기득권으로 점철된 정치판을 확 바꿔야 한다고들 합니다.

양당제 극복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정책 청사진을 제시하는 개혁적인 신당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국민은 새로운 '당'보다 새로운 '정치'를 원하고 있습니다.

현직 검사들이 줄을 서서 총선 열차에 올라타고 있습니다.

군사정권을 경험한 국민은 벌써부터 소름이 돋습니다.

이준석의 신당은 지금까지의 과정을 보더라도 명분이 충분합니다.

이낙연이 동교동계를 업고 만든다는 신당은 국민이 바라는 신당이 아닙니다.

과정도 그렇고 자신이 몸담았던 당을 저주하듯 바라보며 사욕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민주당 처지는 이 전 대표의 책임이 큽니다.

이 전 대표에게는 ‘무엇이 문제이고 새로운가’라는 숙제가 남습니다.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나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따뜻한 사람이었는가."

혹한기에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저만의 생각일까요.

#올 한해 '신세계만평'을 응원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 말씀드립니다.

내년에도 변함없이 나라가 잘되고 국민이 살기 좋은 희망이 보이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푸른 용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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