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정치팬덤과 빅텐트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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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정치팬덤과 빅텐트의 길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4.01.13 13: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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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신당 창당 선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2024.1.11 (사진=연합뉴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독립운동가 한용운의 시 '님의 침묵' 일부입니다.

오늘 만평에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개혁의 딸(개딸)들이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왕수박'이 떠났다며 비아냥거려 읊조려 보았습니다.

이 전 대표의 떠남을 한용운의 시처럼 슬퍼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렇다고 웃고 박수칠 일도 아닙니다.

아무리 원망스럽더라도 이미 떠난 사람 등 뒤에 욕을 해대는 것은 바른 행동이 아닙니다.

이 전 대표의 탈당 명분을 만들어 준 개딸들의 책임이 큽니다.

뒷전에서 선동하고 부추기는 세력이 있다면 이제 멈춰야 합니다.

민주 정치는 시민참여 없이 바람직하게 지탱할 수 없습니다.

동시에 맹목적 참여가 극단적 팬덤으로 이어지면 민주주의 체제는 위태로워집니다.

참여의 싹이 무럭무럭 자라날 때 잡초도 함께 커서는 안 됩니다.

수박 타령은 이제 내려놓아야 합니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팬덤정치는 대한민국에서 2022년에 유행한 정치 관련 신조어입니다.

대다수 국민들의 민심이나 상식에 의한 정책이나 입법행위가 이루어지는 정치 행위가 아니라, 극성 지지자들의 입김과 이득만 반영되는 정치 행위를 뜻합니다.

조응천 의원이 민주당을 떠나면서 우리 정치가 극복해야 할 큰 문제로 '비토크라시'(vetocracy)를 유발하는 팬덤 정치를 지목했습니다.

아시다시피 비토크라시란 상대 정파의 정책과 주장을 모조리 거부하는 극단적인 파당 정치를 뜻합니다.

이재명 대표는 상처난 몸과 마음을 잘 추스르고 개딸들과 소통하며 극단의 행동을 멈추도록 해야 합니다.

개딸들의 주장이 아무리 옳은 일이라 해도 폭력적인 언어와 행동은 정당하지 못합니다.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 추천관리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은 민주당 공천에서 계파 배려는 없다. 친명도, 비명도, 반명도 없다. 오직 더불어민주당만 있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모든 후보가 공정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반가운 소식이며 국민의 기대가 큽니다.

이재명 대표도 당내 다양성을 존중하며 단단하게 결속하는 하나가 된 민주당으로 추스려야 할 것입니다.

이쯤에서 '빅텐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본가인 민주당을 떠난 이 전 대표의 앞날이 밝고 순탄치만은 않아 보입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은 이 전 대표에게 기존 정치 문법인 '엄중낙연'을 포기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과 이 전 대표의 욕심과 생각, 방향이 같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엄숙주의'를 걷어내고 정치를 저비용 고효율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그는 이 전 대표의 '엄중낙연' 이미지 갖고는 안 된다면서 기득권부터 내려놓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같이 하자는 것인지 하지 말자는 것인지 아리송합니다.

여기저기에 함께 하자며 애걸복걸하는 이 전 대표의 숨이 콱 막힐 것 같습니다.

이 정도만 봐도 앞날이 첩첩산중 같아 보이지 않습니까.

그러나 잘되기를 바라야 합니다. 나만 잘되는 세상은 행복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전 대표에게 한마디는 해드려야겠습니다.

'민주당 본류'라는 자긍심도 버렸으니 어렵고 힘들겠지만 기득권 등 모든 것을 다 내려놓아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명심 또 명심해야겠습니다.

가능하실런지. 감당하실 수 있을런지.

자신의 정치적 이익만을 위해 주변을 곤란하거나 힘들게 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엄중하게 들이대면 누구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잘못하면 노욕이라는 멍에까지 쓰게 될 줄도 모릅니다.

제3지대 신당은 국민들의 여망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이념적 스팩트럼이 다른 세력의 이합집산은 국민 뜻과 다른 듯합니다.

새로운 비전과 철학없이 몸담았던 당과 싸우고 뛰쳐나와 만든 당을 신당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자칫하면 신령을 모셔 놓은 무당의 집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전 대표가 만든다는 당은 '어게인꽃길당'이라고 비아냥거림을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선지 이준석 위원장은 벌써 거리두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자칫 정치공학적으로 비치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창당 분위기를 헤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물과 기름으로 생각하는 듯합니다.

국민들은 아무리 배가 고프고 힘들어도 밥그릇 싸움은 하지 않습니다.

지금 정치권의 모습은 공천을 받기 위한 밥그릇 싸움이 치열합니다.

거듭되는 물가 상승에 점심값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도시락족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정치권의 밥그릇 싸움이 진정 먹고사는 민생을 위한 전투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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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희 2024-01-13 18:05:33
이사람 뭐꼬?
가면서 친정집 돌 던지고 간 사람은 뭔데???
글 희안하게 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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