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취임 한달 한동훈, 국민눈높이 맞는 '변화' 실증해 보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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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취임 한달 한동훈, 국민눈높이 맞는 '변화' 실증해 보이라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4.01.2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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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여당 구원투수로 등판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지난 한 달 한 위원장은 총선 앞 무기력했던 여당에 새로운 기회의 창을 열어줬지만, 동시에 현실적인 한계도 엿보였다. 국민이 공감할 여권의 실질적 변화까지 존재하는 높은 허들과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음을 그도 느낄만한 시간이었다. 지난 한 달이 여의도 입성 신고식이었다면 이제부터가 한동훈 체제 성패를 가를 본격적인 시험대이다.

지금까지 한 위원장에 대한 여론 평가가 우호적인 점은 국민의힘엔 소중한 기회다. 한국갤럽이 지난 23∼25일 1천1명을 대상으로 한 당대표 직무평가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전체의 52%가 한 위원장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긍정 평가(35%)와 17%포인트 격차다. 보수진영에서는 이른바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던 2012년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의 긍정평가율(52%)과 견주는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후한 한 위원장에 대한 평가와는 달리 여전히 당 지지율은 정체를 못 벗어나고 있다. 한 위원장 체제의 최대 과제가 절박한 총선 승리인데, 아직 당의 지지율을 견인하는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진 못하고 있는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논란 등을 둘러싸고 용산 대통령실과 빚은 갈등 양상이 서둘러 봉합되긴 했지만, 총선 공천 국면이 본격화되면 당정 2라운드 갈등이 되살아날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실 출마자와 정부 차출 인사, 친윤(친윤석열)계와 비주류, 영입 인사 등의 각종 이해관계와 공천 지분이 맞물린 고차원 방정식을 원만히 푸는 건 난제다. 더 중요한 것은 혁신 공천을 통해 유권자에게 국민의힘 변화를 체감시키고 총선에서 바람을 일으키는 일이다. 그런데 총선까지 남은 시일은 70여일에 불과하다. 지지층 결집은 물론 이탈한 중도·무당층의 흡수와 외연 확장까지 이끌기엔 매우 부족한 시간임이 분명하다.

명품백 논란 이슈부터 시급히 국민이 납득할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이 사안은 한 위원장이 밝힌 '국민눈높이'를 기준으로 두면 그리 복잡하고 어렵게 풀 문제가 아니다. 한 위원장은 당정갈등 봉합 뒤 "제 입장은 변한 게 없다"면서도 말을 아끼고 있다. 물밑에서라도 용산과 더 긴밀히 소통하며 해법 마련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 공천 문제도 마찬가지다. 그는 취임 당시 "다양한 생각을 가진, 국민께 헌신할, 신뢰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분들을 국민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 기준에 맞는 후보를 공천하고 그렇지 않으면 내세우지 않으면 된다. 공천 과정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고 다시 당정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눈높이에 맞는 여권의 변화를 속도감 있게 보여주지 못한다면 진짜 기회의 창은 열기 어렵다. 한 위원장은 자신이 밝힌 '선민후사'의 기준으로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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