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의대증원 막은 전공의들, 집단대응 앞두고 '철야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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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의대증원 막은 전공의들, 집단대응 앞두고 '철야 토론'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4.02.1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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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온라인 임시대의원총회 개최
집단 사직·면허 반납·집단 휴진 등으로 정부에 '반격' 가능성
전공의단체 회장 "의대증원, 지나친 규모"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가 하루 지난 7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이날 전공의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은 전날 정부가 발표한 의대 증원 규모인 2천명에 대해 "해도 너무 지나친 숫자"라며 "할 수 있는 모든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2024.2.7 (사진=연합뉴스) 

2020년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막아선 전공의들이 다시금 증원 정책을 저지하기 위해 본격 논의에 나섰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전날 오후 9시 온라인 임시대의원총회를 시작해 날이 바뀌도록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박단 대전협 회장이 예고한 것처럼 이날 총회에서는 정부의 의대 증원을 막기 위한 집단대응 방안을 두고 전공의들이 머리를 맞댄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협은 지난 5일 수련병원 140여곳의 전공의 1만여명을 대상으로 '의대 증원 시 단체 행동에 참여하겠느냐'고 설문한 결과 88.2%가 참여 의사를 보였다고 공개했다.

이른바 '빅5'(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서울성모병원) 병원 전공의들도 자체 설문조사를 통해 집단행동에 참여하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날 총회는 그동안 모인 전공의들의 총의를 어떤 방식으로 실현할지를 두고 논의한 자리로 볼 수 있다.

전공의들은 2020년 집단행동을 통해 정부의 의대 증원을 무산시킨 것처럼 이번에도 연가 투쟁 등 공동으로 대응할 방안을 모색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번에는 반드시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며 강경하게 대응할 방침을 밝힌 만큼 전공의들 사이에서도 집단 사직이나 면허 반납, 집단 휴진 등 여러 '반격' 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도 있다.

2020년 당시 개원의 중심인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집단휴진 참여율이 10%가 채 되지 않았던 반면, 전공의들은 80% 이상이 의료현장을 이탈해 정부가 한발 물러설 수밖에 없을 만큼 '의료 공백'이 컸다.

이 때문에 전공의들의 총회를 앞두고 전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정부 정책의 정당성을 호소하는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게재했다.

조 장관은 '전공의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 현장에서 많은 반대와 우려가 있는 점을 잘 안다"며 "그러나 병원을 지속 가능한 일터로 만들고자 하는 정부의 진심은 의심하지 말아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조 장관은 이날 여당인 국민의힘과 예상되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따른 비상진료 대책 및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의사단체들에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과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명령'을 내린 상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이날 "의대 정원을 늘리자는 논의는 정권 차원을 떠나서 지속적으로 이뤄진 것들로서 의사들도 대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럼에도 향후 대전협을 비롯한 의사단체들의 대정부 대응은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선배 의사들 격인 의협은 이미 지난 7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의대 증원 저지를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설치하기로 했다. 9일에는 의협의 투쟁을 이끌 비대위원장으로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을 선출했다.

의협은 설 연휴가 끝난 뒤 본격적으로 집단행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오는 15일 전국 곳곳에서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궐기대회를 여는 데 이어, 17일 서울에서 전국 의사대표자회의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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