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잎 져야 새순" 이재명, 물갈이 시동…계파 갈등 뇌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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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잎 져야 새순" 이재명, 물갈이 시동…계파 갈등 뇌관 우려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4.02.1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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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진 등에 직접 전화해 불출마 요구…잡음 불가피
비명계 다수 컷오프시 친명-친문 충돌 가능성…"李 측근 희생 있어야"
최고위 속개 선언하는 이재명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속개 선언을 하고 있다. 2024.2.14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10 총선을 앞두고 공천 물갈이에 직접 시동을 걸었다.

이 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떡잎은 참으로 귀하지만, 떡잎이 져야 새순이 자란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에는 '새 술은 새 부대에. 우리는 미래로 가야 합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이는 이번 총선에서 공천을 통해 '올드보이'들을 쳐내고 새 인물을 대거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당 고위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메시지를 두고 "누구를 타깃으로 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같은 조건이면 국민은 언제나 변화를 원하지 않나"라고 언급했다.

총선을 통한 세대교체를 사실상 공식화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경기 광주을 지역에 도전한 문학진 전 의원 등 몇몇 출마자에게 전화를 걸어 용퇴를 당부하기도 했다.

문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대표가 1월 27일 전화해 '형님이 꼴찌 했데요'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안태준 당대표 특별보좌역이 31%를 얻었고, 신동헌 전 광주시장, 박덕동 전 경기도의원이 각각 11%, 문 전 의원이 10%를 얻었다는 사실도 전달해줬다고 한다.

문 전 의원은 "'친위부대'(안 특보)를 꽂으려다 보니 납득할 수 없게 수치를 조작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문 전 의원의 사례는 결국 물갈이가 진행될수록 당내 갈등은 증폭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물갈이가 특히나 예민한 계파 간 갈등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당내에서는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계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의 공천 운명에 시선이 쏠린다.

임 전 실장은 홍익표 의원이 서울 서초을로 지역구를 옮겨 전략지역구로 지정된 서울 중·성동갑에 공천을 신청한 상태다.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윤석열 정권 탄생 책임론'을 제기한 뒤로 '컷오프설'이 거론되자 임 전 실장은 "여기서 더 가면 친명(친이재명)이든 친문이든 당원과 국민께 용서받지 못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당 고위관계자는 "임 전 실장은 왜 전략지역에 공천을 신청해 (자기 입장을) 계속 말하는지 모르겠다"며 역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당으로서는 공천 과정에서 비명(비이재명)계가 다수 낙마하면 세대교체나 물갈이의 취지는 퇴색되고, 계파 갈등만 부각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이 대표의 물갈이 구상이 진정성을 얻으려면 친명계 중진을 과감하게 쳐내거나, 적어도 당사자들의 용퇴가 있어야 한다는 게 비명계의 시각이다.

한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새 인물이 필요하다는 세대교체론에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며 "그것에 명분이 생기려면 이 대표 측근들의 희생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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