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삽니다'…광주상의 회장 선출 '돈 선거' 오명 재현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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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삽니다'…광주상의 회장 선출 '돈 선거' 오명 재현 조짐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4.02.1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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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치러질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선거가 '돈 선거의 오명'을 그대로 재현할 전망이다.

광주 상공회의소 전경
[광주상공회의소 제공]

투표권을 주는 특별회비(추가회비)의 표(票)당 금액이 배로 뛴 데다 후보 간 과열 조짐도 보인다.

18일 광주상공회의소와 지역 경제계 등에 따르면 오는 22일 회비 마감을 앞두고 특별회비 등의 납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들어오기 시작한 회비는 이달 들어 업체 수와 납부액이 급증, 40여개 업체가 6억여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회비는 투표권 확보를 위해 밀린 미납 회비를 완납하는 경우와는 다른 것으로 추가로 표를 얻기 위해 내는 돈이다.

상의 회장 선거는 투표권(선거권)을 가진 이른바 상공의원(일반 의원 80명·특별의원 12명) 선거를 먼저 치르는데 최근 3년 치 회비를 완납해야 투표권과 출마가 가능한 피선거권을 준다.

1인 1표의 보통 투표가 아닌 업체 간 낸 회비 납부액에 따라 1표(50만원)에서 최대 30표(1억원)까지 차등을 둔다.

여기에 특별회비를 내고 최대 30표까지 확보할 수 있는데 이 경우 200만원을 내면 1표를 추가로 준다.

가령 회비 1천만원을 낸 업체라며 기본 10표에다 추가로 4천만원을 내면 20표를 더 받아 모두 30표를 행사할 수 있다.

선거가 있는 해에 회비가 급증하는 것은 이처럼 특별회비 형식을 빌려 사실상 표를 사는 매표(買票)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2021년 회장 선거에서는 후보 간 과열 양상이 벌어지면서 특별회비를 내고 산 표가 무려 2천200여 표, 돈으로 22억원에 달했다.

선거가 있는 해에 한꺼번에 20억원이 넘는 돈이 추가로 회비 명목으로 들어온 셈이다.

3월에 치러지는 이번 회장 선거도 한상원 다스코 회장과 김보곤 DK산업 회장이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히고 선거전에 뛰어들었는데 이런 추세라면 3년 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상의 주변에서는 3년 전보다 최소 50개 이상 많은 업체가 특별회비 납부 방법으로 회장 선거에 이른바 '도우미'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이 모(49) 대표이사는 "회비를 내지 않는 업체에 대한 제재가 없는 맹점으로, 선거할 때만 되면 특별회비를 통한 매표 행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며 "회장 자리가 수십억 원을 써서 당선돼야 하는 감투인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지역의 또 다른 업체 대표이사는 "지역 상공인의 권익 화합 등을 위한 선거가 갈등과 반목의 불씨가 된다면 안 하는 것만도 못하다"며 "특별회비를 내고 표를 사는 것은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회비 마감일이 아직 남아서 얼마나 많은 업체가 동참할지는 알 수 없다"며 "회원 업체에 대한 다양한 혜택 등을 보고 가입하는 업체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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