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에 '둥지' 넘긴 금호고속, 아쉬움에 만감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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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에 '둥지' 넘긴 금호고속, 아쉬움에 만감교차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4.02.2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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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버스터미널, 신세계에 매각…백화점 땅·건물만 남아
광주신세계 전경
[광주신세계 제공]

"저희로선 아쉽지만 기업의 미래 발전을 위한 결정입니다"

광주에서 복합쇼핑몰 사업을 추진 중인 신세계가 광주종합터미널 부지는 물론 터미널 운영사업권까지 사들이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28일 금호고속 관계자는 '시원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회사의 현재 처지에서는 사양 산업인 여객 운수사업을 처분하고 대규모 현금 자산을 확보할 수 있어 좋은 기회지만,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이기도 했던 금호고속의 둥지인 터미널까지 남의 손에 넘어가게 된 데 대한 아쉬움도 크기 때문이다.

금호고속은 광주신세계에 현 백화점 부지를 제외한 유스퀘어문화관 부지 건물 터미널 사업 인허가를 포함한 모든 자산을 4천700억원에 넘겼다.

터미널을 팔았다고 해서 금호고속이 사라지지도 않고 광천동 터미널을 오가는 금호고속 버스도 계속 운행하겠지만 자기 집이었던 곳에서 앞으로는 세입자로 살아야 하는 금호 입장에서는 서운함이 클 수밖에 없다.

그나마 터미널 전체 부지 중 백화점은 금호고속이 당분간 주인으로 남는다.

매각 협상에서 백화점 부지는 양측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이번 양수영업 내용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터미널 전체 부지 중 가장 노른자위인 백화점 땅(1만4천876㎡·4천500여평)과 건물은 신세계에서 금호에 보증금 5천270억원을 내고 2033년까지 20년간 임차해 사용한다.

신세계는 백화점 땅까지 한꺼번에 사들여 사업 추진을 하고 싶었겠지만, 금호는 팔고 싶어도 팔 수 없고, 팔더라도 지금 팔면 안 되는 그야말로 '복합적인 처지'에 놓여 있다.

금호는 임대 기간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막대한 보증금 중도 반환 부담을 져야 하고 보증금과 매각대금을 상계하면 수중에 남는 게 없을 수도 있다.

금호로서는 백화점 부지의 부동산 가치가 더 올라왔을 때 매각하는 것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금호 관계자는 "회사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그 토대와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며 "매각 협상이 끝나지 않아 일단 기존 계약대로 신세계 측과 백화점 운영을 유지하면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로서도 아쉽기는 하지만 광주 종합버스터미널 부지의 상당 부분을 확보함에 따라 광주 최대 도심지역 터미널의 새로운 사업자로서 그 중심에 서게 됐다.

전체 집합건물 가운데 사업 추진 요건인 67%의 대지권도 확보해 대규모 복합시설 건립 계획도 예정대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광주신세계 관계자는 "양해각서 체결 이후 지속해서 협상을 해왔는데, 집합건물 전체 매각에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사업 추진을 본격화할 수 있는 계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2028년 준공 목표인 '광주신세계 아트 앤 컬처파크'(가칭)는 영업 면적이 9만9천㎡(3만평) 정도로 기존 광주신세계백화점의 세 배 규모에 달한다.

신세계는 매장 곳곳에 예술 작품을 선보이는 갤러리와 오픈형 대형 서점, 옥상 공원, 루프탑 레스토랑, 펫파크 등을 들이고 입점 브랜드도 현재 530여개에서 1천여개로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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