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D데이, 전공의 일부만 병원으로…길어지는 의료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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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D데이, 전공의 일부만 병원으로…길어지는 의료공백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4.02.2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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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25명 '복귀 의사' 표시 사례도…부산대병원 사직서 낸 10여명 출근
집단사직 사태 열흘째, 환자도·의료진도 지쳐간다
병원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진
전공의 집단이탈 열흘째, 정부가 제안한 복귀 시한 마지막 날인 29일 대구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2024.2.29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 복귀 시한으로 못 박은 29일 전국 주요 병원의 전공의 일부만 의료 현장에 복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과 오후 사이 전공의 복귀 숫자가 미세하게 증가했으나 현재까지는 유의미한 변화는 아닌 상황이다.

전공의 복귀 상황은 지역별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열흘째 이어지면서 의료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들의 피로도가 가중되고 있다. 수술 연기 등 환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탈 전공의 복귀 마지노선 임박
정부가 정한 이탈 전공의 복귀 시한인 29일 광주 전남대병원에서 내원객이 접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2024.2.29 (사진=연합뉴스) 

◇ 전공의 '일부'만 복귀…"정확한 숫자 파악 어려워"

충북대병원에선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전공의 124명 가운데 이날까지 8명이 복귀했다.

제주도 등에 따르면 제주지역 6개 수련병원 전공의 141명 중 108명이 사직서를 내고 무단결근했으나 이날 오후 2시까지 6명이 병원으로 돌아왔다.

복귀한 전공의는 제주대병원과 중앙병원 등 소속이며 제주도는 추가 복귀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은 각각 7명의 전공의가 의료 현장에 돌아왔다고 밝혔다.

전공의 31명 전원이 병원을 떠난 광주기독병원에서는 전공의 1명이 이날 복귀했다.

강원도는 도내 9개 수련병원 전공의 390명 중 360명(92.3%)이 사직서를 낸 가운데 강릉아산병원 전공의 8명이 복귀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성모병원에서는 지난 26일 내과 전공의 1명만 업무에 돌아왔다.

울산시와 경남도는 전공의 중 일부가 복귀한 것으로 파악했으나 보건복지부 지침 등을 이유로 정확한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전공의 163명 중 155명이 사직서를 낸 경남 양산부산대병원은 이날 오전 기준 전공의 25명이 '복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에서는 전날 오후 5시 기준 11개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 540명 중 448명(82.9%)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들 중 실제로 근무하지 않는 전공의는 343명이다.

지난 23일 인천세종병원 인턴 3명이 사직서를 냈다가 철회한 것을 제외하면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기 고양시 6개 종합병원과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사직서를 낸 전공의들은 복귀하지 않았다.

경북대병원과 영남대병원 등 대구 수련병원 6곳과 안동병원에 사직서를 낸 전공의들도 복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전국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조사한 결과 전날 오전 11시 기준 전공의 294명이 복귀했다고 발표했다.

한 병원 관계자는 "일부 전공의가 출근하고 있지만 매일 근무 인력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정확한 규모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동하는 의료진
전공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28일 인천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2.28 (사진=연합뉴스) 

◇ 부산대병원 사직서 낸 전공의 10여명 출근

부산대병원은 사직서를 낸 전공의 10여명이 병원에 출근해 현장을 지키고 있다.

대전 유성선병원에서는 전공의 2명이 사직서를 내고도 진료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원 한림대 춘천성심병원에서는 매일 적게는 2∼3명에서 많게는 8∼9명 정도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내고도 진료과 사정에 따라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경기 고대안산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에 사직서를 낸 일부 전공의들도 정상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복수의 대형병원 전공의들은 소속 병원에 전화를 걸어 다른 전공의들이 복귀 현황과 사직서에 대한 행정 절차 등을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관계자는 "이달 안에 돌아오는 이들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발표 후 실제 전공의들의 문의가 이어진 것은 맞다"며 "다만 구체적인 문의 수 등은 집계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병동 오가는 의료진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행동이 장기화하는 28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병원에서 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2.28 (사진=연합뉴스) 

◇ 집단사직 사태 열흘째…야간 응급실 진료 어려움

충북대병원 입원 병상 가동률은 70%대에서 50%대로 떨어졌으며 야간 응급실 안과 진료 등 일부 과는 진료가 불가하다.

응급실과 도내 유일의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선 이탈 전공의 자리를 전문의들이 당직으로 채우고 있고 하루 평균 수술 건수는 40여% 줄었다.

충남대병원과 건양대병원의 수술실 가동률은 각각 50%, 36%에 머물고 있으며 중증 환자를 중심으로 병상을 운영 중이다.

칠곡경북대병원은 이날부터 신경과 의료진 부재로 성인 환자 진료가 제한되며 중증화상 응급진료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영남대병원 응급실은 추적 환자 외 산부인과 환자 수용이 어려운 상태며 계명대 동산병원에서는 경막하혈종 환자 수용이 불가능하다.

전북 원광대병원은 종합상황판에 '병원 사정상 야간 수술 어려울 수 있습니다. 수술 필요시 반드시 연락 부탁드립니다'는 안내문을 띄웠다.

진주경상국립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은 일부 수술이 연기됐다.

부산의 경우 대학병원이 수술 건수와 입원환자를 줄이면서 중소 규모 종합병원은 입원 환자 수가 10%가량 늘어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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