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귀신이 돼야 하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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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귀신이 돼야 하건만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4.03.05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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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당 소감 밝히는 김영주 국회부의장
더불어민주당의 하위 평가 20% 통보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입당식에서 입당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4.3.4 [공동취재]

"결혼하면 그 집 귀신이 되어라."

파란색에 낯익었던 김영주 의원이 빨간색 점퍼를 입고 나타나니 섬뜩했습니다.

온몸에 전율이 흐르더니 이 속담이 떠올랐습니다.

김영주 전 국회부의장이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에 포함되자 모멸감을 느낀다며 쿨하게 탈당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그 흔한 '너 자신을 알라'도 모르는 건 아닐텐데.

그는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를 향해 '정치가 사리사욕 도구로 쓰여서는 안 된다'고 일갈했습니다.

지금 누가 누구한테 하는 말인지 거울 한번 쳐다보며 해야 하는 말이 아닌지. 아리송합니다.

자신이 몸담았던 당을 가차 없이 탈당한 김 의원은 뭣 땜에 적과의 동침을 결심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리사욕 때문은 아니라고 입술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을 하고도 남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 입당식에서 기자들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당시 후보 지원 유세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을 외치치 않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녀는 입술에 침도 안 바르고 유세장 옆에 참석만 했지 '윤석열 정부 심판'을 외치진 않았다고 했습니다. 어이가 없습니다.

당시 김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윤석열 정부 심판'을 여러 차례 강조한 근거가 있는데 말입니다.

김 의원은 그동안 측근 자녀 채용 청탁과 증여세 탈루 의혹, 윤미향 옹호 발언 등 부적절한 발언으로 도마에 자주 올랐습니다.

그때마다 해명이나 변명도 없이 숨기만 했습니다.

김 의원이 누구입니까.

한국노총 전국금융노조 상임부위원장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초대 노동부 장관을 지내고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습니다.

이어 서울 영등포갑 지역구에서 내리 4번 당선된 의원입니다.

그런데 탈당이라니, 거거에 적과의 동침이라니, 세상 무섭습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김 의원을 맞으면서 국민의힘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이 모여야 더 강해지고 더 유능해지고 국민에게 더 봉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틀린 말 하나 없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이 상황에서 뭔 말인지 어리둥절합니다만 민주당이 배워야 할 덕목 같습니다.

이제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에 대해 썰을 풀어 볼까 합니다.

이 대표가 정치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맞나 하는 생각이 요즘 부쩍 많이 듭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을 마시는 모습이 자주 목격됩니다. 연민의 정이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이 대표가 제3지대 신당을 만든다고 할 때 현역의원 한명 따라오지 않았습니다.

대통령만 빼고 다 해본 인물인데 자기 사람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는 지금까지 정치 여정을 보면 훤합니다.

공천에서 탈락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끌어들이기 위해 측근들과 안간힘을 썼습니다.

하지만 그는 민주당에 남아 민주당을 위해 일하겠다고 했습니다.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과제에 대해 고민하고 민주당을 바로 세우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당을 떠난 사람과 비교되지 않습니까.

죽더라도 민주당 귀신 정도는 될 각오가 돼 있어야 하는 게 맞잖습니까.

이 대표는 자신을 대신해 광주에서 출마해 주기를 바랬겠지요.

임 전 실장이 뭐 덜 떨어진 인간인가요.

새로운미래는 홍영표, 설훈 의원이 추진하는 '민주연합'이 성사된다면 총선에서 최소 5석에서 10석을 얻는다고요.

임 전 실장이 가세하면 더 많은 의석을 얻을 수도 있다는 앵벌이 정신으로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고요.

김칫국도 너무 많이 마시면 탈이 납니다.

이 대표의 하수인 역할을 하는 이석현 전 부의장은 민주연합이 새로운미래에 합류한다면 당명을 바꿀 수도 있다며 이 대표는 모든 것을 내려놨다고 했습니다.

정체성도 없이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구걸하는 정치를 하려면 기왕 내려놓은 김에 정치 인생 모두를 내려놓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

집 떠나 개고생 그만하고 더이상 구질구질하게 세상 어지럽히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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