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초선 뿐이겠군요" 민주 광주경선 결과에 지역민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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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초선 뿐이겠군요" 민주 광주경선 결과에 지역민심 우려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4.03.13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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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파동·물갈이에 인물·능력 실종 "호남 중진 키워야"
명절 인사 나선 민주당 광주 정치권
[더불어민주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더불어민주당 공천 파열음 속에 호남 출신 중진들과 정치적 기반이 얕은 초선 의원들이 줄줄이 낙마하자 "안 그래도 미약한 호남의 당내 입지가 더 허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지역민 사이에 나온다.

지난 총선에서 초선 국회의원들을 대거 배출했던 지역 표심이 이번에도 민주당 경선에서 대폭 물갈이를 선택해 지역 인물들이 중앙 정치무대에서 중진으로 성장할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경선이 본선이나 마찬가지인 호남에서 다른 당 후보들과 경쟁도 없이 '같은 편끼리만 뽑은' 후보들의 검증되지 않은 '능력'에 대한 지역사회 근심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지난 12일 오후 광주 서구와 북구 일대 광주천 산책로에서 만난 김현옥(63)씨는 "전폭적 지지를 보냈는데도 대선에서 지고 정부 실책도 못 막아 민주당 광주 국회의원들에게 실망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살아남은 후보들이 좋은 대안인지는 의문"이라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운동을 나온 최성희(56)씨도 "누가 더 이재명 대표를 위해 애썼는지 내세우기 바빴던 것 같다"며 "광주는 또 초선 국회의원이 대다수가 될 것 같은데 현역에 맞선 인물로 경력이 뛰어나거나 정치 경험이 많은 사람도 별로 없어 선택지가 매우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중앙 정치 무대에 지역의 목소리를 무게감 있게 전달할 중진으로 성장해야 하는 지역 국회의원들이 '물갈이'에 한묶음으로 떠밀려 나간 상황도 안타까운 점으로 지적됐다.

이종호(70)씨는 "신인도 필요하지만, 국회에서 강한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는 중진을 키워야 하는데 안타깝다"며 "지역구에서 열심히 한 의원들도 있는데 '회초리'라는 이름으로 일괄적으로 심판해 우리 스스로 설 자리를 없애는 것 아닌가 싶다"고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 경선 (PG)
일러스트

민주당 내 광주·전남 출신 정치인들의 존재감은 작아지고, 이 지역은 이제 필요할 때만 따먹는 텃밭으로만 활용될 것이란 걱정들이다.

박현기(49)씨는 "광주가 민주당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정치인들은 명심하고 더는 잡음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유권자들도 인물과 정책으로 냉정하게 판단해야 여야 모두 광주를 다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2대 총선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 출신 인물을 키우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 때문에 나온다.

윤경민(52)씨는 "이낙연의 광주 출마를 두고 부정적인 여론도 많지만 '호남에 큰 정치인이 없다'는 말 하나는 공감됐다"며 "계파 갈등에 휩쓸려 지역을 위한 목소리를 내 줄 인물들이 성장할 토대를 잃어버렸는데 지역 사회가 그것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공천 파열음과 지역 냉대에 대한 반발 여론이 장기적으로 민주당에 대한 외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광주를 심장이라고 얘기하려면 유권자를 존중해야 하는데 친명 경쟁에만 치중하고 전략공천을 염두에 둔 여론조사를 돌리는 등 파란 깃발만 꽂으면 아무나 당선되는 곳으로 취급한다는 반발 여론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호남 인물 부재'에 대한 지역민의 불만은 이미 지난 총선과 대선 때부터 나왔고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전국 최하위 투표율(37.7%)로 표출됐다"며 "이러한 민심이 계속 공천에 반영되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민주당에 대한 외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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