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이종섭 리스크' 털어낼 납득할 조치 필요한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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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이종섭 리스크' 털어낼 납득할 조치 필요한 것 아닌가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4.03.1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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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주호주 대사 인사말
주호주 한국대사관 홈페이지 이종섭 대사 인사말. 2024.3.12 [주호주 대한민국 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국방부 장관 재임 당시 해병대원 사망사고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의 임명과 부임이 총선을 앞두고 정치 쟁점이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임명·출국 과정을 규명하기 위한 특검 법안을 당론 발의하고 15일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외교·법무부 장관을 범인도피죄 혐의 등으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야당의 공세가 총선을 앞둔 정치적 측면이 크지만, 이번 논란은 여권이 자초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야당의 공세는 차치하고라도 출국금지 상태로 수사선상에 오른 인사에 대해 속전속결로 이뤄진 해외 공관장 임명, 공수처 약식 조사, 출금 해제, 출국 후 부임 등의 과정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적지 않다.

국민의힘은 야당 주장에 대해 외교에 또다시 정략적 이익을 앞세워 정쟁으로 끌고 가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방산 등 국익을 위해 공관장 공백을 방치할 수 없어 발령한 것"이라며 "선거에 유리하면 나라 위상도, 국익도 안중에 두지 않겠다는 태도"라고 야권을 비판했다. 물론 여당 주장처럼 고발 후 6개월이 지나도록 제대로 이 대사에 대한 공수처 소환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도 문제이고, 고발 대상에 포함됐다는 이유만으로 혐의 입증 여부도 불분명한 전직 장관을 관행적으로 계속 출국금지 시키는 것이 옳으냐는 것을 두고 논란도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측면에서 이번 건은 아쉬운 점이 많다. 국민의힘 내에서 정무적 고려의 부족, 매끄럽지 않은 임명과 부임 과정 등에 대한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여당 내에서는 수도권 위기론이 재점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읽힌다.

대통령실은 여전히 임명 철회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한발 물러서면 야당의 총선 전략에 더 말려드는 것일 뿐이라는 인식인 듯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임명을 철회하면 오히려 일을 키우게 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에도 논란들에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아 선거에서 참패한 사례가 있었다"는 여당 내 일각의 주장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지금이라도 더 이상의 파장 확산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대통령실과 총선을 책임진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 대사의 거취와 관련해 국민이 납득할 설명이나 합당한 조치를 해야 한다. 아니면 이 대사 본인이 직접 결단해야 한다. 일단 자진귀국한 뒤 공수처 수사가 완료되고 법적 리스크가 해소될 때까지 국내에 체류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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