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물가 둔화체감 '글쎄'…가공식품 오른 품목이 두배 넘어
상태바
먹거리물가 둔화체감 '글쎄'…가공식품 오른 품목이 두배 넘어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4.03.18 08: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식품 3개 중 1개 이상 상승률이 평균 웃돌아…외식 물가 하락 품목 '전무'
서민은 힘든데 식품 기업은 최대 실적…정부·소비자단체 "가격 인하해야"
외식물가 3년째 오름세, 33개월째 평균 상승률 웃돌아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3.8%로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 평균치(3.1%)보다 0.7%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2021년 6월부터 33개월 연속 전체 평균을 웃돌고 있다.
세부 품목을 살펴보면 햄버거(8.2%)가 가장 높았고 김밥(6.4%), 냉면(6.2%), 도시락(6.2%), 비빔밥(6.1%), 오리고기(외식, 6.0%), 떡볶이(5.7%)와 치킨(5.4%)이 그 뒤를 이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음식점 앞에서 관광객들이 메뉴를 살펴보는 모습. 2024.3.7 (사진=연합뉴스) 

사과·배 등 농산물에 비해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둔화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좀처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먹거리 물가가 급격히 올랐다가 최근 상승 폭이 다소 작아졌을 뿐 부담이 크게 줄지 않아서다.

지난달 40개 가까운 외식 세부 품목 중 물가가 떨어진 품목은 없고 가공식품도 물가가 오른 품목이 내린 품목의 두배가 넘었다. 식품과 외식 기업들이 원재료 가격 하락을 반영해 제품 가격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외식 부문을 구성하는 세부 품목 39개 중 지난해 같은 달 대비 물가가 떨어진 품목은 없었다.

이 중 69.2%인 27개는 물가 상승률이 전체 평균(3.1%)보다 높다.

가공식품을 구성하는 세부 품목 73개 중에서는 물가 상승률이 플러스(+)를 보이는 품목이 49개로 마이너스(-) 품목(23개)의 두배를 넘었다.

가공식품 품목 중 38.4%인 28개 물가 상승률이 전체 평균치보다 높다. 가공식품 3개 중 1개 이상이 전체 평균치를 웃도는 셈이다.

최근 물가 상승률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으나 물가 수준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2년 전보다 여전히 높다.

빵·과자·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 가격 줄줄이 올라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10.4%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4월(11.1%) 이후 13년 10개월 만의 최고였다. 품목별로 보면 빵 17.7%, 커피 15.6%, 스낵 과자 14.2%, 아이스크림 13.6% 등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사진은 27일 서울 한 대형마트의 빵 매대. 2023.3.27 (사진=연합뉴스) 

빵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달 130.1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 오르는 데 그쳤으나 본격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한 2022년 2월과 비교하면 19.0% 높다.

우유 물가지수도 2년 전보다 15.9% 높은 수준이다.

피자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9% 올라 상승폭은 둔화했으나 2년 전보다 12.7% 높다. 자장면도 1년 전보다 3.7%, 2년 전보다 13.9% 각각 높아 격차를 보였다.

소주(외식)와 라면(외식)도 1년 전보다 3.9%씩 올랐지만 2년 전 대비 각각 15.4%, 15.0% 높고 김밥은 1년 전 대비 6.4%, 2년 전 대비 17.1%로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정부 권고 이후 라면·제과·제빵업계 제품 가격 조정
농심이 지난 1일부터 신라면과 새우깡 가격을 내렸고, 삼양식품도 삼양라면과 짜짜로니 등 12개 제품의 가격을 순차적으로 인하한다. 사진은 2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라면 판매대 모습. 2023.7.2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가공식품 중 가장 많이 하락한 라면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4.8% 내렸지만 2년 전과 비교하면 7.4% 높은 수준이다. 스낵과자도 1년 전보다 2.4% 낮지만 2년 전보다는 11.7% 높다.

이러다 보니 소비자들이 최근 가공식품·외식 물가 둔화세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식품 기업들이 원재료 가격 하락을 고려해 제품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로 서민들의 가계 살림이 빡빡한 상황에서 일부 식품 기업은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어 이런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물가안정을 위한 식품업계 간담회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열린 물가안정을 위한 식품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3.13 (사진=연합뉴스) 

정부와 소비자단체도 잇따라 식품 기업들에 가격 인하를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주요 식품 기업들이 하락한 원재료 가격을 즉시 출고가, 소비자가에 반영해야 한다"며 "기업이 한 번 올린 소비자가격을 내리지 않는 경우가 많으나 짧은 기간 유례없이 올린 식품 가격을 반드시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최근 식품기업들과 간담회를 열고 원재료비 하락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것을 요구하며 가공식품 담합 발생 가능성을 상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