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대 vs 단독의대'…전남 의대 신설 뜨거운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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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의대 vs 단독의대'…전남 의대 신설 뜨거운 감자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4.03.1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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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언급 후 논란 가열…대학 통합이 '열쇠' 될 수도
통합 불발 땐 김 지사, 단독의대 시사…순천시장 "단독 유치"
기자간담회하는 김영록 전남지사
[전남도제공]

윤석열 대통령 발(發) 전남 의대 신설이 지역 내에서 뜨거운 감자가 됐다.

윤 대통령이 지난 14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전남 의대 신설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의대 신설 형태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의대 신설을 희망하는 국립 순천대와 국립 목포대가 공동으로 의대를 신설하는 '통합의대'를, 다른 한쪽에서는 순천대와 목포대 중 하나의 대학을 선정해 의대를 신설하는 '단독(단일)의대'를 주장하고 있다.

통합의대론 자는 김영록 전남지사다.

김 지사는 18일 도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순천대와 목포대의 대학 간 통합을 전제로 통합 의대를 (정부에)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통합 의대 신설이 도민의 통합 정신·명분·방향에도 부합한다"며 "양 대학 중 어느 한쪽이 됐을 때보다 좋은 결과"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대학 총장과 관계자들 의견을 들어보면 국립대도 통합해야 한다는 게 추세"라며 "양 대학(순천대·목포대)이 통합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하고 전남도도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목포대와 순천대의 대학 간 통합이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통합 의대도 가능하다는 논리로, "타당성 있는 안을 만들어달라"는 정부의 반응이 주목된다.

김 지사는 그간 목포대와 순천대 통합 의대에 방점을 두고 의대 유치를 추진했었다.

김 지사는 지난 1월 통합 의대 설립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 캐나다 노던 온타리오 의과대학을 방문해 통합 의대에 대한 확신을 굳혔다.

노던 온타리오 의대는 캐나다 레이크헤드 대학(서부 캠퍼스)과 로렌시안 대학(동부 캠퍼스)에 각각 의대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두 캠퍼스는 온타리오주 주도인 토론토 북서부와 북부에 있으며, 캠퍼스 간 거리가 약 1천㎞ 떨어진 곳에 있다.

노던 온타리오 의대 모델이 순천대·목포대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특히 대학 간 통합에 난항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통합 의대까지 실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예상된다.

발언하는 노관규 전남 순천시장
[연합뉴스 자료]

통합의대에 맞서는 단독의대를 공식적으로 거론한 이는 노관규 순천시장이다.

노 시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전남 동부권은 인구 밀집도가 높고 전남 생산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산업현장이 많아 외상센터 등 여러 분야의 의료시스템이 필요한 지역"이라며"순천대를 중심으로 의대 신설이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시장은 "순천시는 전남 동부권역의 실질적 중심 도시이며, 순천대는 전남 유일의 글로컬 대학으로 선정되는 등 기반이 갖춰져 있다"며 "의대 신설을 위한 기반을 갖춘 순천대를 중심으로 풀어야 명분과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 등이 전남도의 '통합의대' 방침에 동조해달라는 협조 요청에도 그는 "통합 의대는 대통령 말씀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며 단독의대' 방침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김 지사도 단독의대를 선택지에서 아예 배제한 것은 아니다.

김 지사는 순천대와 목포대의 대학 간 통합이 안 될 경우 단독 의대로 선회하느냐는 질문에 "정부와 이견을 조율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단독의대를 하더라도 통합의대 효과가 나오도록 한쪽은 만세를 부르고 한쪽은 수긍하지 못하는 일은 없게 하겠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책임감을 갖고 정치력을 발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는 단독의대가 지역 간(동부·서부) 갈등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일단 대학 통합을 전제로 통합의대를 추진하고, 통합의대가 여의찮을 경우 단독의대로 선회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보인다.

통합의대가 지역 간 갈등을 줄일 수 있는 정치적 명분이 있고 '정치인 도지사'로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대학 간 통합-통합 의대 신설'을 현실화하기에는 시간(윤 대통령 임기 내 의대 신설)이 촉박하다는 의견도 있다.

우리나라 의과대학 운영 체계와 타지역과 형평성 등을 고려하면 과연 두 개 대학이 하나의 의과대학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게 과연 타당하냐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순천대와 목포대가 전격적으로 대학간 통합을 선언하면 전남 의대 신설은 급물살을 타고 김 지사의 정치적 위상도 높아질 수 있지만, 통합 의대를 목포와 순천 어디에 놓느냐를 놓고 지역 갈등이 다시 돌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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