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尹, 민생 외면 토론회 "솔깃한 희망 고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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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尹, 민생 외면 토론회 "솔깃한 희망 고문만"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4.03.19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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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청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광주전남사진기자단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를 '민생 회복의 해'로 만들겠다며 새해 벽두부터 전국을 누비고 있습니다.

당초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라며 시작한 국민과의 만남은 신선하고 기대가 컸습니다.

정부 개별 부처 중심이 아니라 과제 중심으로 부처들이 모여서 국민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함께 답을 찾아가는 자리라고 해서 말입니다.

하지만 본래 취지와 다르게 선거운동이라고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점입가경입니다.

가는 곳마다 쏟아내는 공약잔치로 900조에 이르는 개발 공약, 이거 믿을 국민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이 대목에서 작고한 한 가수의 노래 가사가 문득 생각납니다.

"믿어도 되나요. 당신의 마음을 흘러가는 구름은 아니겠지요. 믿어도 되나요. 당신의 눈동자 구름 속의 태양은 아니겠지요~"

보통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의 이것을 '희망 고문'이라고 하지요.

대통령의 말을 들으면 금방 대한민국이 천국이 될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듭니다.

민간은 투자할 계획도 생각도 없는데 돈은 어디서 가져다가 추진하겠다는 건지 대통령의 도리도리하면서 던지는 말 잔치에 국민의 고개는 맥없이 축 쳐집니다.

이렇다 보니 전국을 돌아다니며 하는 민생토론회가 '졸속 설명회'라며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대통령은 생계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해결책을 찾을 궁리는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당장 하루 하루 식사 한 끼가 버거운데 기약할 수 없는 먼 미래만 이야기합니다.

국민들의 어려운 사정을 듣고 해결해나갈 방안을 찾는 자리가 돼야 하는데 기약없는 말만 늘어놓습니다.

민생이 별겁니까. 장바구니 물가 등 발등의 불을 끌 방안은 내놓지 않고 수년 내지는 수십년이 걸릴 사업 얘기만 두서없이 해대니 어이가 없습니다.

물론 미래를 위한 사업은 당연히 중요하고 필요합니다.

하지만 일에는 순서가 있지 않겠습니까. 지역주민의 이야기를 듣고 해결책을 숙의하고 정부가 마련한 정책들을 제시하면 체증이라도 내려가지요.

정부는 900조원이 넘는 개발 사업에 현실적인 재원 방안을 내놓지 않거나 기초적인 예산 산정도 빠져 있습니다.

이러니 민생토론회가 선거철 '졸속 투자설명회'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최근 윤 대통령은 전남도청을 찾아 일명 '호남민생토론회'를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영암에서 광주까지 47㎞ 구간에 약 2조6천억원을 투입해 독일의 아우토반과 같은 초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국토교통부와 사업성 검토도 없이 대통령이 발표해 주무부처는 사실상 답이 정해진 숙제를 떠안게 됐다는 볼멘소리도 나옵니다.

대형 사업을 하려면 타당성 조사나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건 상식입니다.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이 없습니다.

'한국형 아우토반'은 올해 처음 연구용역을 시작한 단계에 불과해 국토교통부조차 실현 가능성을 확언할 수 없다고 밝히는 사안입니다.

아니면 말고식, 대통령이 이래도 되는 건가요.

민간기업 등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으니, 이걸 어찌한단 말입니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있습니다.

귀만 호강하다가 나중에 가슴에 상처 받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대통령이 전 부처에 경각심을 갖고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진즉 나왔어야 할 지시를 이제사, 앞이 캄캄합니다.

뭐든 잘못하면 '사과'하지 말고 '사죄'해야 합니다.

잘못이 있으면 인정하고 순리대로 하면 세상만사가 태평성대일 것입니다.

입에 발린 '솔깃한 희망 고문' 그만하고 진솔하게 국민 눈높이에 맞는 나라 살림을 챙겨주기를.

나무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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