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만평] 의사 몰아붙이다 되치기 당한 검사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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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만평] 의사 몰아붙이다 되치기 당한 검사정권
  • 신현호 편집인대표
  • 승인 2024.03.26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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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보이지 않는 의정갈등
전국 의대 교수들의 '무더기 사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의정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26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내원객이 머리를 의자에 기대고 있다. 2024.3.26 (사진=연합뉴스)

"이럴 줄 알았습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의사들을 정부가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려다가 오히려 되치기를 당한 꼴이 됐다는 말씀입니다.

진정한 대화가 아닌 일방적인 의대 2천명 증원 발표에다 의사 면허 정지 등 정부가 강경 일변도로 밀어붙이려다가 오히려 되치기를 당했습니다.

검사라는 직업이 과거를 캐내 단죄하는 일이다보니 미래를 위한 '선구안이 없어서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해야 속이 편할 것 같습니다.

의료개혁, 꼭 해야 하는 건 분명 맞습니다.

맞지만 무리수를 둬 오히려 역효과가 나올 분위기가 되니 대통령은 쏙 빠지고 내각에 불호령을 내렸습니다.

의료계를 비롯해 각계와 더 긴밀히 소통하라고 말입니다.

의료계와 민생토론회를 왜 진즉부터 서두르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지역보다 의사들과 '민생밤샘토론'이 더 시급한데 대통령은 지역만 누비고 다니며 포퓰리즘만 쏟아냅니다.

입만 열면 수백조원을 거침없이 말입니다. 

R&D 예산 죄다 깍을 땐 언제고 이제와서 투자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합니다.

일단 지르고 보자는 속셈 같습니다.

의사와 소통을 날 밤을 새면서 수없이 해도 모자랐을 텐데, 이제 내각에 책임을 묻듯 호통만 치다니.

역시 검사스럽습니다.

정부에 근무하는 고위공직자들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꾹꾹 참고 버티기도 참 힘들겠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급기야 이것도 저것도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지 5월 안에 2천명 증원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슬그머니 꽁무니를 뺍니다.

4월 총선에서 유리한 입장을 만들려고 국민들 속만 시끄럽게 하더니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나 봅니다.

정부는 의료 개혁에 대한 철학이나 의지가 부족하면서 오로지 총선에 지지 않으려고 밀어붙이기로만 해결하려 드니 될 리 만무합니다.

밀어붙이기식 말고 국민 건강을 위한 의료개혁을 차근차근해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매사 서두르면 잘될 수 없다는 건 진리에 가깝습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빈틈없이 꼼꼼하게 준비해서 의사들과 대화를 통해 최대 공약수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제 22대 총선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선거에 급급해 서두르며 갈팡질팡하지 말고 다시 차근차근 국민 건강을 위한 의료개혁을 준비했으면 합니다.

대화는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뒤로는 의사들을 경찰서로 불러 추궁하는 이런 비겁한 짓은 멈춰야 그나마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참에 의료계도 전공의의 값싼 장시간 노동에만 의존하며 희생을 당연시하는 건 사라져야 합니다.

진료협력병원도 늘려 상급종합병원의 부담을 더는 것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될 일 같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의 2.6배인 1인당 외래진료, 필수과는 기피과가 되고 미용·성형 쪽만 성행하는 구조도 이 기회에 바꿔야 합니다.

정부는 2천명만 주장할게 아니라 의과대학이 감당하기 어려운 조건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의대 정원 늘리는 일은 대학의 사정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늘리면 될 듯 싶습니다.

단 하나의 기득권도 놓지 않겠다는 의사집단의 '민낯'을 본 국민의 마음도 편치 않습니다.

환자가 수술도 못받고 죽어나가야 이 강경대치를 풀 건가요.

아님, 정부든 의사집단이든 어느 한쪽이 쓰러져야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나요.

국민이 건강해야 나라도 튼튼합니다.

병원에 누워있는 환자는 도대체 어디로 가야한단 말입니까.

의료 공백에 따른 환자들의 불안감은 누구의 책임입니까.

가진 자들이여. 치킨게임 그만두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야 할 때입니다.

진정 이런 일은 없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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