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협 성명서]강운태 시장은 광복절 기념 공연 합창단장의 징계를 당장 철회하라!
상태바
[시민협 성명서]강운태 시장은 광복절 기념 공연 합창단장의 징계를 당장 철회하라!
  • 광주데일리뉴스
  • 승인 2013.08.21 14: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복 68주년 기념행사가 열린 지난 8월 15일, 문화중심도시 빛고을 광주에 황당한 시비가 벌어졌다. 기념행사에 출연한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남미의 혁명가 체게바라 초상이 그려진 상의를 입고 나왔다고 광주보훈처장이 지적한 것이다. 이를 보수언론이 기사화하고 여기에 한 술 더 떠 강운태 광주시장이 합창단장의 징계까지 지시했다고 한다. 이런 일이 문화도시를 표방하는 광주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당시 공연은 매우 감동적이어서 강운태 시장도 일어나 무대에서 어린단원들과 춤까지 추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바로 다음날 단장의 징계를 성급히 결정하여 광주의 문화를 이끌어갈 어린 재목들에게 잊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안겨주고 말았다. 또 앞 뒤 정황을 신중하게 따지지 않고 서둘러 잘못이라고 인정함으로써 광주시민의 의로운 명예와 문화적 자존심도 순식간에 실추시키고 말았다. 예산이 없어 학부모들이 옷을 구입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입은 것도 아니라는 단장의 해명을 떠나 도대체 체게바라 초상이 그렇게 문제가 된단 말인가.

대한민국에서는 광복절에 체게바라 티를 입지 말아야하는가.
체게바라 초상은 이미 전 세계 문화예술계의 주요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되었고 시대와 나라를 뛰어넘어 문화적 상상력을 키워주는 젊음의 키워드로 사랑받고 있다.

제국주의와 독재에 대항하여 세상의 모든 부정의에 도전한 혁명가의 상상력을 지우고 사상검열을 해야 하는 문화적 후진성을 어떻게 설명해야하는가.
광주시민들은 지난 5월, 5,18기념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지우려했던 보훈청장의 행태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광주민주화운동의 산물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지키기 위해 지금도 전국의 국민들이 광주시청의 홈페이지에 들어와 온라인 서명을 벌이고 있다. 광주의 진실을 왜곡하는 수구세력들이 득세를 하는 역류의 시대에 보훈청장의 반문화적인 몰상식한 말 한마디에 시장이 쉬이 휘둘린다면 도대체 어떻게 민주, 인권, 평화를 주창하는 문화도시 광주의 자존과 정체성을 지켜나갈 수 있단 말인가.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과도한 월권을 반복하는 보훈처에 엄중히 자중을 요구하며 낡은 사상적 재단을 시도한 보수언론에도 심한 유감을 표한다. 또 광주시장은 단장에 대한 징계 조치를 조속히 철회하고 단장과 단원들, 그리고 어린 단원들의 부모들에게도 공식 사과하기를 바란다.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건 단원들이 아니라 바로 광주시장이다. 같은 자리에 있었던 한 구청장은 단장에게 부끄러운 일이라며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손을 보태겠다는 뜻은 밝힌 바 있다. 광주의 시민단체들은 광주의 자존심을 복원시킬 수 있는 광주시장의 합당한 조치를 촉구하며 광주시민들과 함께 상처받은 광주문화의 자존심을 복구하고 정의로운 도시의 위상을 끝까지 지켜나갈 것임을 밝힌다.

2013.8.19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