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이번주가 고비…힘들어도 성숙한 시민의식 발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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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 이번주가 고비…힘들어도 성숙한 시민의식 발휘해야
  • 연합뉴스
  • 승인 2020.03.0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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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보이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온 나라가 지쳐가고 있다. 하루에 수백명씩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국민들은 극도로 예민해져 가고 있다. 직장인들의 출퇴근 일상생활이 깨지고 자영업자들은 생계를 위협받는다. 이럴 때일수록 차분하게 서로를 배려하며 이 고비를 넘겨야 한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마땅히 요구되는 시민의식이 실종된 듯한 일들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점은 안타깝다. 대표적인 예가 방역 당국의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무단이탈하는 경우다. 코로나19의 높은 전파력을 고려할 때 이런 행동은 공중보건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는데도 말이다.

대구에서는 확진을 받은 한 50대 남성은 마스크를 사겠다고 우체국 앞에서 줄을 섰다가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확진자라고 밝혀 주위를 아연케 했다. 이 남성은 취재진의 신고로 바로 격리됐는데, 만약 인터뷰가 없었다면 줄을 서며 밀접해 있던 다른 시민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위험이 농후했다. 대구 달서구청의 한 직원도 양성판정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자가격리에서 이탈, 민원서류를 발급받으러 주민센터를 방문했다고 한다. 집에 있기 답답하다고 친구를 만나러 가다가 택시기사의 신고로 경찰에 적발된 광주 지역 신천지 교인도 있었다. 국립발레단의 한 유명 발레리노는 발레단 자체 자가격리 중 일본 여행을 갔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버젓이 현지 여행 사진을 올렸다가 여론의 된서리를 맞았다. 해당 발레단은 대구 공연 후 단원들을 상대로 자가격리를 결정했는데 이를 어긴 것이다. 발레단은 이 단원에 대해 징계 방침을 밝혔다.

접촉자나 의심 환자로 보건소에서 자가격리 통고를 받으면 유증상자를 마지막으로 접촉한 날로부터 14일 동안 집에 머물러 보건소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그러나 보건소에서 일일이 지키고 있는 것도 아니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밖으로 나올 수 있다. 적발되지만 않으면 처벌받을 일도 없다. 그러니 자가격리자들의 자발적인 협조에 기댈 수밖에 없다. 자가격리 무단이탈 외에도 증상이 있음에도 검사나 병원 이송을 거부하는 행위, 허위신고를 하는 행위, 허위정보를 전파하는 행위, 각종 마스크 공급을 둘러싼 불법 행위, 이러한 상황에도 아랑곳없이 마스크도 쓰지 않고 집단 모임을 갖는 행위 등은 사태 해결을 더욱더 힘들게 한다. 증상이 의심되면 자발적으로 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증상이 없더라도 가급적 외출을 피하고,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할 경우에는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지금 시민들이 취해야할 개인 방역수칙 제1호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불편하더라도 타인을 위해 배려해야 한다. 직접적으로 감염시키지 않더라도 지역사회에 불안감과 공포를 부추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놀라울 정도의 시민의식을 보여주었다. 많은 확진자가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모범적으로 대응했다. 전국의 의료진들이 자원해서 대구·경북지역으로 몰려들었는가 하면, 이 지역을 대상으로 모금과 기부 등 온정의 손길이 쏟아지고 있다. 여러 지자체에서 병상을 지원하겠다고 나섰고, 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자신들보다 못한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을 위한 봉사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신천지 신도들의 잠복기 등을 고려할 때 향후 1∼2주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국민 개개인에 '1차 방역'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3월 말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지긋지긋한 싸움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길고 고통스러운 싸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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