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거리두기 격상…"더는 못 버텨" vs "방역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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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 거리두기 격상…"더는 못 버텨" vs "방역상 불가피"
  • 연합뉴스
  • 승인 2021.07.1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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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제한 풀려 숨통 트이나 했더니…" 자영업자 등 망연자실
어쩔수 없다면 더 강력히 틀어막아 짤고 굵게 대응하자는 여론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자영업자와 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방역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처라고 받아들이면서도 생업을 포기해야 하는 극한 상황에 애간장을 태운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PG)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PG)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천615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8월 중순께 하루 2천300명대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이에 방역당국은 수도권에 이어 대전·충북·충남·광주·대구·부산·울산·경남·강원·제주 10개 지역의 거리두기를 15일부터 2단계로 격상하고 사적모임 인원제한 등 방역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비수도권 대부분도 사적모임이 4명으로 제한됐고, 전북·전남도 8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유흥시설이나 홀덤펍·홀덤게임장, 콜라텍, 무도장, 노래연습장은 자정까지만 영업할 수 있고, 식당·카페는 자정 이후 포장·배달 영업만 가능하다.

이달 초 거리두기 완화로 한숨 돌렸던 자영업자와 시민들은 불과 1주일여 만에 방역수위가 다시 올라가자 허탈해하는 모습이다.

경기도 평택과 인접한 충남 천안시는 3단계에 준해 유흥시설 영업을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제한하기로 했다.

전날 유흥업소 3곳에서 손님과 종사자 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등 방역에 비상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유흥업소가 밀집한 천안시 두정동에서 포차를 운영하는 A(42)씨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영업시간을 지켜야 하겠지만, 생계를 위협받는 자영업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적절히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산한 유흥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산한 유흥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천안시민 B(54)씨는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는 수도권의 원정유흥 등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며 "당분간 힘이 들더라도 하루빨리 일상을 회복하려면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이후 120여 곳이 폐업한 광주지역 유흥업계도 거리두기 강화 소식에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번화가 업소의 경우 한달 임대료 400만∼500만원이 넘는 데도 잦은 휴업과 단축영업으로 수지 맞추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광주 광산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C(52)씨는 "전국적으로 한다니 어쩔 수 없지만 유흥업계는 폐업이 줄을 잇는 상황이고, 우리도 오래 버티기는 힘들다"며 "다욱 단호하게 대응해 짧고 굵게 위기를 넘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고남준 유흥음식업중앙회 광주지회 사무처장은 "코로나19가 야행성도 아닌데 법 적용이 공평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많이 받는다"며 "유흥시설에만 유독 가혹한 방역정책을 펼치지 말고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형 시설 등을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세 유흥업소의 경우 폐업하면 그동안의 손실에 대한 재난지원금도 받을 수 없다보니 울며 겨자 먹기로 버티는 곳도 많다"고 덧붙였다.

외식업계는 당장 단체예약이 줄줄이 취소돼 울상이다.

충북 청주의 한 음식점 업주 D(54)씨는 "거리두기 강화 이후 2∼3건의 주말 단체예약이 모두 취소됐다"며 "오락가락하는 거리두기 방침에 허탈감이 2배로 다가온다"고 한탄했다.

자영업자 옥죄이는 코로나19 [연합뉴스 자료사진]
자영업자 옥죄이는 코로나19 [연합뉴스 자료사진]

차상민 부산중소상공인생존연대 조직국장은 "부산의 경우 24시간 영업제한이 풀린지 일주일 만에 묶여서 너무 안타깝다"면서 "대기업이나 백화점 공공시설에도 확진자가 나오는데, 지금의 방역대책은 소상공인만 고통을 강요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휴가철 대목을 기대했던 피서지 표정도 어둡다.

충북의 대표 피서지인 괴산 화양·쌍곡계곡 주변 펜션에는 거리두기가 2단계로 상향된 뒤 예약 취소 전화가 줄을 이었다.

쌍곡계곡 펜션을 임차 운영하는 E(55)씨는 "8월 둘째 주까지 피서 예약이 꽉 찼는데 오늘만 10여건이 취소 또는 보류됐다"며 "오늘 같으면 전화 받기가 겁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름 한 철 장사로 1년을 버티는 건데 올해는 파장한거나 다름 없다"며 "임대료나 제대로 맞출 수 있을 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당분간 힘이 들더라도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해 더 큰 피해를 막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남지역 20대 직장인 F씨는 "인원제한이 풀렸을 때 '조금 더 안정되면 만나자'며 동호회 모임을 미뤘는데, 상황이 더 악화됐다"며 "일상의 소중함을 경험한 만큼 위기 극복을 위해 모두가 양보할 때"라고 강조했다.

부산시민 G(63)씨는 "방역이 느슨해질 때마다 대유행이 발생하고 시민 삶이 멈추는데, 이번을 계기로 좀 더 신중하게 대응하고 방역수칙 위반에 대해서도 규제강도를 높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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